“소방은 재정 빨대”…추미애 발언 논란 일파만파, 與 ‘전전긍긍’

박성의 기자 2026. 10. 1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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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

이에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비유하고 인건비가 재정을 '잡아먹는다'고 표현한 것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현장 브리핑에서 취재진이 "재정 빨대 발언 때문에 소방 노조들이 반발하고 있는데"라고 질문하자 추 지사는 말을 끊으며 "그런 얘기 하지 마시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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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노조 집단 반발·경기도청 앞 항의 시위…“헌신 폄훼” 사과 요구
부천 화재로 소방관 6명 부상…현장 찾은 秋, 사과 질문엔 “그런 얘기 마시라”
민주당 대신 사과·국민의힘 맹공…李대통령 “소방관들, 천금 준들 아깝겠나”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이 한마디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여야 정치권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공교롭게도 논란이 확산하던 와중에 경기 부천의 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중상을 입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결국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고개를 숙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도 소방대원들의 안전 확보에 특별히 총력을 기울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사 발언에 분노한 소방…"빨대 발언 사과하라"

논란의 발단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다. 당시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의 재정 비상 선언과 관련해 소방 예산에 대한 국비 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도에 1조1000억원을 잡아먹게 되고, 사업비만 5000억원가량"이라며 소방 예산이 지방재정에 주는 부담을 설명했다.

발언의 취지는 소방공무원이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인건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를 지적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비유하고 인건비가 재정을 '잡아먹는다'고 표현한 것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헌신을 재정 부담으로 치부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소방공무원들의 반발은 거셌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우리가 흘리는 피와 땀, 그리고 목숨을 건 희생이 어찌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골치 아픈 재정 빨대로 매도돼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소방관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추 지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촉구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경기본부 역시 경기도 소방공무원 1만2000여 명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현장에서 인력과 예산 부족을 겪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며 도지사가 소방관들의 노고를 먼저 설명하고 국가 지원 확대를 요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발은 경기도청 앞 시위로도 이어졌다. 16일 소방통합공무원노조는 도청 앞에서 집회와 1인 시위를 열고 추 지사의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소방재난본부 내부 게시판에도 현장 대원들에게 재정 부담의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경기도도 진화에 나섰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지난 15일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 이후에도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16일 오전 경기 부천시 오정구의 한 금속부품 도장공장에서 불이 나면서 논란은 더 확산하는 양상이다. 화재 진압에 투입된 소방대원 6명과 공장 관계자 2명 등 모두 8명이 다친 것이다. 특히 가장 먼저 불길 속으로 진입했던 소방관 2명이 중상을 입었고, 이 가운데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추 지사는 예정된 제주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흐느끼는 대원들을 위로하며 "뭐라고 참 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부상한 소방관들의 치료와 회복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한 사과는 나오지 않았다. 현장 브리핑에서 취재진이 "재정 빨대 발언 때문에 소방 노조들이 반발하고 있는데"라고 질문하자 추 지사는 말을 끊으며 "그런 얘기 하지 마시죠"라고 답했다. 현장 관계자도 화재 현장이라는 점을 들어 추가 질문을 제지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이 추 지사보다 먼저 공식 사과에 나섰다. 민주당은 16일 이용우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추 지사가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더라도 위험한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와 자부심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소방관의 안전과 인력·장비 확충,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 확대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를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서 목숨 걸고 뛰어드는 소방관들이 재정을 잡아먹는 비용인 건가"라고 반문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던 중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연합뉴스

李대통령 "목숨 던지는 소방관들, 천금 준들 아깝겠나"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도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은 1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기념사에 앞서 부천 공장 화재로 다친 소방관들의 쾌유를 기원했다.

특히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져가며 그렇게 헌신하는 것에 비한다면 우리가 그분들에게 천금을 준들 아깝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군인, 경찰, 소방관, 제복 입은 시민들의 희생과 헌신 덕에 우리는 이 순간에도 행복한 순간들을 보낼 수 있다"며 "그분들에 대한 예우나 보상이 그리 충분하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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