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바이오 쟁의금지 범위 대폭 확대…배양·정제도 파업 제동 (종합)

허지윤 기자 2026. 10. 1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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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줄었다. 법원이 1심과 달리 배양·정제 등 초기 생산 공정까지 파업 금지 대상에 포함하면서다.

16일 법조계와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 제1민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에서 1심 결정을 변경해 인용 범위를 대폭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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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1심 뒤집고 초기 핵심 공정 상당수 ‘보안작업’ 인정
사측 청구 사실상 대부분 수용
2차 파업 예고한 노조, 판결에 “21일 집회 취소”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 모습.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줄었다. 법원이 1심과 달리 배양·정제 등 초기 생산 공정까지 파업 금지 대상에 포함하면서다.

삼성바이오 노조가 2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항고심은 1심 결정을 뒤집고 사측의 손을 사실상 들어줬다.

16일 법조계와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 제1민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에서 1심 결정을 변경해 인용 범위를 대폭 넓혔다.

앞서 지난 4월 1심(인천지법)은 농축·원액 충전 등 마무리 3개 공정에 대해서만 파업을 금지하고, 배양·정제 등 초기 6개 공정에 대해서는 “적극적 생산 활동”이라며 파업을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항고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플라스크·배양기 배양, 회수, 배지 제조·공급, 크로마토그래피, 바이러스 여과 등 초기 핵심 공정 상당수 역시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이 규정한 ‘원료·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보안작업)’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바이오 공정의 특성상 일단 해동된 후에는 중단이나 냉동 보관이 불가능한 ‘유기적 연속공정’이므로, 쟁의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가동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법원은 노조의 헌법상 단체행동권 보장을 위해 쟁의행위 기간 중 회사가 ‘추가로 해동하는 세포주’와 관련된 작업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해 최소한의 예외를 뒀다.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청구한 공정 전체가 인용된 셈이다.

사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회사가 위법한 쟁의행위를 예방하고자 신청한 생산공정 전체가 보안작업에 해당하므로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와 같이 업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결정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상생의 노사 관계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사측은 공정 중단에 따른 치명적인 생산 차질 우려를 상당 부분 덜게 됐다. 반면 노조 측은 핵심 생산 공정이 대부분 묶이게 되면서, 파업을 통한 실질적 압박 수단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위원장이 4월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에서 열린 투쟁 결의 대회에 발언하고 있다. /홍다영 기자

실제 노조는 이날 오는 21일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2000여 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으나, 판결 이후 전략 수정에 나섰다.

박재성 삼성바이오 노조위원장은 “파업이 전면적으로 제한된 것은 아니며, 결정문 해석에 따라 전략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 오는 21일 예정했던 집회는 취소하고 조합원 대상 라이브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6일로 예정된 파업 시작일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 노사는 임금 인상과 인사 제도 개선 등을 두고 협상을 지속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 일시금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9.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 외 노조는 인사 제도 개선과 경영권 행사 과정의 투명화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3월 23일 사측과 조정이 결렬되자, 4월 하순 부분 파업에 이어 5월 1∼5일에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한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이후엔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이어왔다. 이어 정부 중재로 노사는 세 차례 사후 조정 회의에 나섰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다시 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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