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이헌욱 원장이 밝힌 ‘통계 유효성’과 ‘중립성’

곽상현 기자 2026. 10. 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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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위 국감장 출석…외부 검증 강화, 통계적 기법 고도화 노력
“자의적 개입 없고, 외압 차단”…국감 후 민간인 사찰 의혹 조사
한국부동산원 이헌욱 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부동산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곽상현 기자】 한국부동산원 이헌욱 원장이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통한 통계 신뢰성 제고 방침을 밝혔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통계 정확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적극적인 대응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이 원장은 주간 단위로 주택 거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조사자의 전문적 판단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장기적인 추세를 보면 타당한 범위 내에 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며 통계의 유효성을 강조했다. 거래가 충분하지 않아 조사자의 판단이 개입하지만 장기 추세를 실거래가격지수와 비교하면 타당하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2013년부터 공표해 온 주간 통계는 거래가 드문 지역의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원장은 조사·검증 방식의 객관성을 높일 계획이다. 외부 검증 강화, 인공지능(AI) 시세 비교, 통계 기법 고도화 등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사실을 밝히며 격주·월간 전환 가능성에 대한 과거 발언은 의견수렴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4월 주택가격동향조사 표본을 개편하면서 전체 4만8170가구는 유지하되 아파트 표본은 819가구 늘리고 비아파트 표본은 같은 수만큼 줄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올해 8월 전월세 실거래 중 비아파트 비중이 57.1%인 반면, 조사 표본에서는 21.9%에 그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비중의 차이는 35.2%포인트지만, 거래 비중과 조사 표본은 집계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에 한계가 있다. 이 원장은 표본 배분이 연구용역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비아파트 표본 확대에는 추가 예산 확보나 다른 표본 축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집값 전망에 대해 국가승인통계 작성 기관장이 개인 전망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답변을 거부했고, 중립성 요구에는 통계를 사실대로 공표하고 모든 외압과 자의적 개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조작 의혹에는 "제 판단으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청와대와 국토부의 통계 왜곡 압박을 언급한 직원 탄원서를 제시하자 징계 감경 목적이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작성 경위는 모른다고 답했다. 직원들이 통계법 위반 등으로 기소되지 않았고, 조직이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에는 실효성 문제가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66개 사업장 중 164곳에서 감액 판단이 내려졌고, 규모는 4조1600억원에 달했다. 일부 사업장은 증액 요구액의 절반 이상에 대해 감액 의견이 제시됐다. 같은 당 윤종군 의원은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220건에서 총 5조8000억원의 감액을 권고했는데도 계약 반영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자료를 확보할 권한이 없는 상태"라고 인정했다. 사업 승인 도면을 기준으로 검증하면서 장기간 지연된 사업장의 자재비·공사 여건 변화가 반영되지 않는 문제에도 정책 당국과 협의해 별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합이 과거 자료를 다시 확보하는 과정에서 착공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의 감독·정책 실효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을 매입해 임대·운영 후 매각하는 CR리츠는 2024년 재도입됐다. 이 원장은 올해 9월까지 11개 사업장 3612가구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매입금액은 1조6885억원이지만 올해 매입 물량은 635가구였다. 임대 개시 9개 사업장 중 전량 임대는 2곳에 그쳤고 일부 임대율은 20%대였다.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은 건설사가 자사 미분양을 관련 리츠에 넘기는 거래의 실효성을, 같은 당 허영 의원은 감정평가액을 웃도는 매입 가격과 사후관리를 지적했다. 이 원장은 예상 임대수익과 향후 매각 가격에 대한 기대가 매입 가격에 반영될 수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이 합의한 가격에 인허가 단계부터 개입하기는 어렵고 실제 투자수익 실현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부동산원의 리츠 감독 전문성도 부족하다고 인정하며 전문인력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를 위한 조직적 기반으로 지난 7월 리츠지원센터 준비단을 구성한 상태다.

외국인 위법 의심거래 증가에 대해서는 실제 위법 행위 증가와 별개로 탐지 체계가 정밀해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분석 정보를 확대해 적발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내·외국인의 금융규제 형평성에 대해서는 기관장으로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민간인 정보수집 의혹은 김 의원이 지난 7일 공개한 2019년 '부동산 전문가 현황' 문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한국감정원(현 한국부동산원)이 국토부 지시로 정책 비판 인사 19명의 발언과 보유 부동산 등을 조사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진상 확인을 위한 기관 측의 조사가 요구됐다. 당시 관계자들은 블랙리스트 작성과 자산 조회를 부인한 바 있다.

이 원장은 국감 이후 조사해 국회에 서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는 관리자들을 통한 정황 파악에 그쳐, 문건 작성 경위와 실제 정보수집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