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사업법인 절반 이상 등록요건 위반 의심…기술자 4716명 위법 정황

권기백 기자 2026. 10. 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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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사업법인 1073곳 위법 의심
산림사업 수의계약 비중 83% 달해
사망자 38명 자격증 도용 사례 확인
정부, 불법행위 처벌·과징금 강화 추진
법인 위법 사례. 국무조정실 제공

전국 산림사업법인 절반 이상이 등록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산림기술자 4700여명에게서 자격증 대여와 이중취업 등 위법 정황이 확인됐다. 산림사업 계약의 80% 이상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등 부실업체의 사업 수주를 막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드러났다.

16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산림청이 발표한 '산림사업 추진실태 합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전국 산림사업법인 1907개를 전수 점검한 결과 1073개(56.3%) 법인에서 등록요건 미충족 등 위법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이번 점검은 산림사업법인과 기술자 관리 부실, 수의계약 중심의 사업 구조, 조림·숲가꾸기 사업의 사후관리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실시됐다.

점검 결과 자격증 대여 등 부정한 기술인력 채용이 의심되는 법인은 1010개로 집계됐다. 사무시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법인은 82개, 자본금 기준에 미달한 법인은 99개였다.

산림기술자 1만2463명 가운데 4716명(37.8%)도 자격증 대여와 이중취업 등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실제 근무 여부를 입증하지 못하거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등이었다.

특히 사망자의 자격증을 도용해 법인 등록요건을 유지한 사례도 확인됐다. 총 33개 법인이 사망자 38명의 자격증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나 수사의뢰 조치됐다.

실제 한 산림사업법인 대표는 등록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산림기술자 6명에게 연간 100만~150만원을 지급하고 자격증을 빌려 법인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정시설 수감자나 장기 해외체류자의 자격증을 빌려 기술인력으로 등록한 사례도 적발됐다.

반면 산림청이 매년 실시하는 정기 실태조사의 위법 법인 적발률은 6% 미만에 그쳤다. 최근 3년간 자격·등록취소 등 주요 행정처분도 12건에 불과했다.

산림사업의 수의계약 비중도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산림사업 계약을 분석한 결과 계약금액 기준 수의계약 비중은 약 83%에 달했다. 소액발주에 따른 수의계약이 42%, 산림조합 등에 대한 대행·위탁 계약이 41%를 차지했다.

수의계약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경쟁 제한과 적격성 심사 부재 등으로 부실업체가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23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나라장터 산림사업 입찰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여러 법인을 설립해 동일 입찰에 참여하는 이른바 '벌떼입찰' 의심 법인도 120여개 확인됐다.

대형산불 피해지역의 조림·숲가꾸기 사업에서도 부실 관리 정황이 드러났다. 정부가 조림복원지 1145개소와 숲가꾸기 사업지 71개소를 점검한 결과 총 79건의 부적정 의심 사례가 적발됐다.

조림복원지에서는 56건, 숲가꾸기 사업에서는 23건이 확인됐다. 특히 조림복원지 점검 대상의 20%는 심은 나무의 생존 비율인 활착률이 50% 미만으로 나타나 재조림 등 집중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림사업의 하자담보 기준도 발주기관마다 달랐다. 전체 조림사업 4673건 가운데 하자담보가 설정된 사업은 1620건으로 약 35%에 그쳤다.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확인된 위법행위에 대해 행정처분과 수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6일 기준 산림사업법인 342개와 산림기술자 401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완료했다.

아울러 자격증 대여 등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등록요건 미비 등에 대한 과징금 상한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인다.

산림사업 계약구조 역시 수의계약 중심에서 경쟁계약 중심으로 전환한다. 산림청은 국유림사업의 경쟁계약 비율을 2027년 70%, 2030년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산림기술정보시스템에 고용보험 등 공공정보를 연계해 자격증 대여와 이중취업 여부를 상시 검증하고, 조림사업의 활착률 관리와 하자담보 책임도 강화할 방침이다.

권기백 기자 baeki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