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관리 권한 외친 유엔사, DMZ 지뢰사고 예방엔 ‘미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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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 전시작전통제권, 중국·러시아 견제 성격의 다영역 특임단(MDTF) 배치 등 한반도 안보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육군협회(AUSA) 연례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했다.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이 미 육군협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사례가 있지만 매년 반드시 참석하지는 않았다.
미 육군 대장인 브런슨은 주한미군 사령관일 뿐만 아니라 한미연합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이라는 직함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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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북 국경선 요새화엔 묵인
지뢰 폭발 뒤에야 “정전협정 위반”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 해소 시급

미국에 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 전시작전통제권, 중국·러시아 견제 성격의 다영역 특임단(MDTF) 배치 등 한반도 안보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육군협회(AUSA) 연례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했다. 미 육군 대장인 브런슨 사령관은 육군협회 회원이다. 그의 연례회의 참석은 사적인 일정이 아니라 공식 토론 프로그램에 패널로 초청받은 공식 일정이었다.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미 육군협회 연례회의에서 ‘결정적 육군력: 기준 위협에 대한 억제와 동맹 통합’이라는 세션에 참여했다.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이 미 육군협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사례가 있지만 매년 반드시 참석하지는 않았다. 당시 안보 현안, 미 육군의 의제, 초청 여부에 따라 참석 여부가 결정됐다. 패널 연사는 매년 미국 육군참모총장실 등과 협의해 선정한다고 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미국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조건과 관련해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는 등 상황이 바뀌었으니 추가적으로 충족해야 할 조건이 생겼다며 전작권 전환에 회의적 속내를 드러냈다.

브런슨 사령관뿐만 아니라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들 대부분이 전작권 전환에 부정적이었다.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 육군 대장이 맡는다. 이들은 해외에서 유일하게 재래식 전면전 교리가 완벽하게 보존돼 있는 한미연합군사령부 틀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다. 이 배경에는 4성 장군 직위를 유지하려는 미 육군의 이해관계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게 군 내부 이야기다. 주한미군 육군 병력이 줄어들고 한국이 전작권을 환수하면 역할이 축소된 주한미군 사령관 계급이 대장에서 중장으로 내려갈 수 있다.
미 육군 대장인 브런슨은 주한미군 사령관일 뿐만 아니라 한미연합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이라는 직함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3개의 모자’를 쓰고 있다고 한다. 브런슨 대장은 상황에 따라 사령관 모자 3개 중 필요한 것을 골라 쓴다. 워싱턴에선 주한미군 사령관 모자를 썼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부가 있는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복귀하면 유엔군사령관 모자도 쓰게 된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한국전쟁의 수행자이고 정전협정의 서명자로서 정전협정 이행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유엔사는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발생과 관련해 정전관리 권한만 강조하고 책임에는 소홀한 인상을 준다. 지난해부터 유엔사는 군사분계선 이남 비무장지대 구역에 대한 통제 권한이 정전협정에 따라 자신들에게 있다고 거듭 밝혀왔다. 특히 지난 1월 유엔사 관계자들은 기자들을 만나 국회에서 “만약 한국 정부가 유엔사의 승인 없이 비무장지대 내 민간인 출입을 허가한다면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 이남의 비무장지대 관할권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있으며, (이 권한에는) 지난 70여년간 어떤 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에 대한 독점적 관할권을 강조해온 유엔사는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는 뜨뜻미지근했다. 국방부가 지난 6월22·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내 활동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거듭 밝히자, 유엔사는 6월24일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공개 반박했다. 당시 유엔사는 누리집에 설명자료를 올려 “울타리 설치 및 도로 보수를 포함해 최근 북한의 건설 활동은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중화기 반입을 수반하지 않는 한 1953년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뢰 매설을 두고도 “북쪽에 방어 목적으로 지뢰를 매설하는 것은 허용된다”며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우리 정부는 정전협정의 무실화 효과를 가져오는 (북한의) 철책과 전술도로, 지뢰 매설에 대해 계속 문제 제기를 해왔는데, 유엔사는 방어적 목적으로 간주하고 이 사건(지뢰 폭발) 이전에는 안이한 태도를 가졌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지뢰 폭발로 한국군 3명이 다치고 난 뒤 합동참모본부와 공동 현장 조사를 벌인 끝에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태도를 바꿨다.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은 ‘정전 관리의 책임과 권한의 불일치’라는 지적을 말끔히 떨어 없애야 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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