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땀으로 일군 자금”인데... 농협, MBK와 2.6조원 거래 ‘파문’

신교근 shin1948@ekn.kr 2026. 10. 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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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와 계열사들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누적 2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농협의 MBK 투자 및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와 5개 금융계열사가 MBK 관련 펀드 및 인수금융에 약정한 금액은 총 2조6643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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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회수 잔액 9131억원… 고려아연 분쟁에 6000억원 투입
업계 “특정 PEF 반복 거래, 단순 심사 넘어 거래 전반 검증해야”
홈플러스 구조조정 여파… 인수 후 성과·사후책임 검증 시급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농협중앙회와 계열사들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누적 2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정산 지연으로 농가 피해가 커진 상황에서, 국가 기간산업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까지 농협 자금이 동원되면서 부적절한 자금 집행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농협의 MBK 투자 및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와 5개 금융계열사가 MBK 관련 펀드 및 인수금융에 약정한 금액은 총 2조6643억원에 달했다. 재투자·재인출 포함한 실제 누적 집행액은 2조6581억원이었다.

계열사별 약정액은 NH투자증권이 2조254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NH농협캐피탈(1850억원), NH-Amundi 자산운용(1585억원), 농협중앙회(300억원), NH농협은행(209억원), NH저축은행(150억원) 순이었다.

농협과 MBK의 거래는 2017년부터 2026년까지 최근 10년간 총 24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기업 인수금융을 비롯해 리파이낸싱(차환), 브릿지론(단기 자금조달) 등 다각도로 이뤄졌다. 이 자금들은 홈플러스 자산유동화대출(ABL)은 물론 메디트·오스템임플란트 인수 등에 투입됐다.

특히 2024년 이후에는 국가 기간산업인 고려아연 관련 적대적 M&A 대출 3건이 포함되며 논란을 키웠다. NH투자증권은 2024년 9월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당시 1조715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제공했고, 장내 매수용으로 5000억원을 추가 집행해 누적 2조2150억원을 지원했다. 해당 대출은 2025년 5월 전액 상환됐지만, 같은 날 6000억원 규모의 1차 리파이낸싱에 이어 2026년 4월 2차 리파이낸싱(6000억원)으로 전환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농협중앙회 측은 서면 답변을 통해 “인수금융 투자 검토 시 금융 수익성뿐만 아니라 산업·고용·협력업체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향후 투자 여부를 더욱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선교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농민과 조합원의 땀으로 일군 농협 자금이 홈플러스 사태를 낳은 사모펀드에 수조원대로 공급되는 것은 농협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금융계열사 전반의 사모펀드 투자 및 대출 심사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농협 계열사들이 특정 사모펀드 운용사(PEF)와 대규모 거래를 반복해온 만큼, 단순 심사를 넘어 거래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모펀드가 차입금을 일부 상환했더라도 담보 가치의 적정성과 인수 기업의 경영 정상화 실적,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 등을 향후 심사에 엄격히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은 단기적인 수익성 검토를 넘어 기업 인수 후의 성과와 고용·협력업체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다각도로 검증할 수 있는 내부 거버넌스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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