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SSG, 아빌라의 2년을 잡았다…9승보다 빛났던 2패, '패한 경기의 위대함'이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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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투수는 이기는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다.
아빌라의 2패는 적어도 투수가 허무하게 무너져 경기를 내주는 전형적인 패배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는 "이긴 경기의 성적은 누구나 다 좋다. 아빌라는 지는 경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리그를 평정할 수 있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투수다. 기본기도 잘 돼 있다. 아빌라가 KBO리그와 SSG를 선택해 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패전 경기에서 기록한 도루 저지 3차례는 아빌라가 단순히 공만 잘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경기의 세밀한 부분까지 준비된 선수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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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경기 평균자책점 2.64...무너지는 법을 몰랐다
도루 시도 3차례 모두 저지, 슬라이드 스텝까지 완벽…SSG "지는 경기에서 선동열급"

(MHN 정철우 기자) 좋은 투수는 이기는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다. 그러나 정말 위대한 투수는 지는 경기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모든 조건이 자신에게 유리할 때 좋은 공을 던지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지 못하고 작은 실수 하나가 패배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SSG 랜더스가 페드로 아빌라와 최대 2년의 재계약을 결정한 배경에도 바로 이런 특별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SSG는 16일 아빌라와 최대 2년의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 중반 합류한 외국인 투수에게 일찌감치 다음 시즌 마운드를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계약의 세부 조건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지만 최대 2년이라는 기간만으로도 아빌라를 향한 구단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SSG는 "아빌라를 일찍이 내년 시즌 핵심 선발 자원으로 낙점하고 꾸준히 교감을 나눠왔다. 아빌라는 고국으로 출국하기 전 구단과의 재계약에 정식 합의하며 내년 시즌 동행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아빌라는 SSG 유니폼을 입고 14경기에 등판해 93.2이닝을 소화하며 9승2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다. 14차례 등판 중 무려 1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완투 2차례와 완봉승 1차례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을 과시했다.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잇따른 부진으로 13연패까지 경험했던 SSG에 아빌라는 단순한 전력 보강 이상의 의미를 지닌 선수였다.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고, 그 부담이 다시 다음 경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확실한 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SSG가 아빌라에게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9승이나 평균자책점 1.44라는 화려한 성적에만 있지 않았다. 오히려 아빌라가 패한 경기에서 보여준 내용이 구단의 확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아빌라는 올 시즌 단 2패만 기록했다. 승률도 0.818에 달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2패를 기록한 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이 2.64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평균자책점 2점대 중반은 정상급 선발투수에게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이 2점대 중반이라면 어느 팀에서든 에이스급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런데 아빌라는 패한 경기에서조차 그 정도의 투구 내용을 유지했다.

선발투수가 패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구위가 떨어질 수도 있고, 제구가 흔들리면서 대량 실점할 수도 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공을 던져도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지 못하면 패전투수가 될 수 있다. 아빌라의 2패는 적어도 투수가 허무하게 무너져 경기를 내주는 전형적인 패배와는 거리가 있었다.
패전 경기 평균자책점 2.64라는 수치는 아빌라가 얼마나 높은 수준의 투구를 꾸준히 유지했는지 보여준다. 선동열처럼 패배 자체가 낯설었던 전설적인 투수들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인상적인 대목이다. 물론 두 선수의 기량이나 시대적 가치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패배한 경기에서조차 에이스급 투구를 해냈다는 점만큼은 특별하게 평가할 만하다.
더욱 주목할 것은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경기 전체를 살펴봤을 때 드러나는 아빌라의 경쟁력이다.
아빌라는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5경기에서 30.2이닝을 던졌다. 피안타는 29개에 그쳤고, 볼넷 13개를 허용하는 동안 무려 33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볼넷이 다소 많았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피안타가 투구 이닝보다 적었고, 삼진으로 위기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선발투수가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날에도 6이닝 안팎을 책임지면서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다면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타선이 조금만 뒷받침되면 언제든 승리로 연결할 수 있고, 승리를 놓치더라도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빌라는 그런 투수였다.
SSG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관계자 역시 아빌라의 패전 경기 내용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긴 경기의 성적은 누구나 다 좋다. 아빌라는 지는 경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리그를 평정할 수 있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투수다. 기본기도 잘 돼 있다. 아빌라가 KBO리그와 SSG를 선택해 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스카우트 관계자의 말에는 SSG가 아빌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단순히 구위가 뛰어나거나 좋은 성적을 기록한 투수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빌라의 가치는 투구 기록에서만 확인된 것도 아니었다. 주자를 묶어두는 능력에서도 다른 외국인 투수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도루 억제 능력이다.
아빌라는 패전 경기에서 상대 주자에게 3차례 도루 시도를 허용했지만 모두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단 한 차례도 도루를 내주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수를 영입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구위와 제구력, 변화구의 완성도다. 빠른 공을 얼마나 강하게 던지는지, 결정구로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지, 선발투수로서 충분한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지 등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된다.
그러나 실제 KBO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는 기본기의 차이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주자가 출루했을 때 투구 동작을 얼마나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지는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공 자체는 뛰어나지만 슬라이드 스텝이 느려 상대에게 도루 기회를 쉽게 허용하는 외국인 투수들이 적지 않았다. 투수가 주자를 제대로 묶어두지 못하면 포수의 송구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도루를 저지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주자가 손쉽게 2루에 도달하면 단타 하나로도 실점할 수 있기 때문에 투수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아빌라는 달랐다.
빠른 슬라이드 스텝을 통해 주자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한했고, 포수 조형우의 뛰어난 도루 저지 능력과 결합하면서 상대의 발야구를 무력화했다. 패전 경기에서 기록한 도루 저지 3차례는 아빌라가 단순히 공만 잘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경기의 세밀한 부분까지 준비된 선수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빌라는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동시에 기본기로 상대의 공격 선택지를 줄였다. SSG가 아빌라의 투구 능력뿐 아니라 기본기까지 높이 평가한 이유다.
이런 장점은 단기전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처럼 한 점의 가치가 커지는 경기에서는 작은 수비 실수나 주루 허용 하나가 승부를 가르기도 한다. 선발투수가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과 함께 주자의 진루를 억제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벤치의 경기 운영은 훨씬 수월해진다.
SSG가 아빌라를 단순한 외국인 선발투수가 아니라 향후 마운드의 중심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14경기라는 표본만으로 아빌라가 앞으로도 같은 수준의 성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상대 팀들의 분석이 더욱 정교해질 것이고,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인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올해와 같은 평균자책점 1점대의 압도적인 성적을 다시 기록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아빌라가 보여준 투구의 안정성과 기본기는 쉽게 사라질 성질의 장점이 아니다. 특정 구종 하나에 의존하거나 일시적인 상승세에 기대 좋은 성적을 올린 투수와는 다른 평가가 가능한 이유다.
SSG 역시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최대 2년 계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구단은 "한국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온 아빌라의 강한 의지와 올 시즌 보여준 뛰어난 기량 및 이닝 소화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대 2년의 계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빌라도 SSG와의 동행을 이어가게 된 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SSG로서는 아빌라와의 재계약을 통해 다음 시즌 선발진 구성의 가장 중요한 과제 하나를 해결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불확실성이 컸던 마운드에 확실한 중심을 세웠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음 시즌 준비에 상당한 여유를 갖게 됐다.
무엇보다 SSG가 이번 계약에서 보여준 평가 기준은 눈여겨볼 만하다.
대부분의 구단은 외국인 투수의 승수와 평균자책점, 탈삼진 같은 화려한 기록에 주목한다. 물론 중요한 지표들이다. 그러나 좋은 성적을 거둔 경기만으로 투수의 진짜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타선 지원이 부족한 경기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아빌라는 바로 그 부분에서 특별했다.
9승을 거두는 동안 단 2패만 당했다는 사실도 대단하지만 그 2패에서조차 평균자책점 2.64를 유지했다는 것은 더 깊이 들여다볼 만한 기록이다. 승리하지 못한 5경기에서 30.2이닝을 던지며 33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주자를 묶어두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승리할 때는 상대를 압도했고, 승리하지 못할 때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SSG가 아빌라에게 최대 2년이라는 시간을 맡긴 것은 9승이라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확인한 안정성과 완성도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이기는 경기는 투수의 능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는 경기는 그 투수의 진짜 수준을 드러낸다. 아빌라가 남긴 2패는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SSG가 그를 놓칠 수 없었던 가장 강력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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