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사망했는데 집행유예”…경북산불 실화자 2심도 솜방망이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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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경북 산불'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된 과수원 임차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산림청 조사 기준 산림 피해면적은 9만9289㏊로 단일 산불 기준 역대 최대이며 이재민은 3500여명에 달했다.
의성 산불 피해 주민 김용배 씨는 1심 선고 뒤 "다음번에 그 누군가가 또 불을 냈을 때도 초범이면 다 이런 판결이 나온다면 불에 대한 경각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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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죄 법정형 상한선 징역 3년 그쳐
피해주민·환경단체 “처벌수위 강화를”
![지난해 4월 24일 경북 의성군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에서 ‘경북 산불’을 유발한 피의자 신분인 60대 과수원 임차인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6/mk/20261016105102478wddu.png)
대구지법 형사2-1부(김정도 부장판사)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63)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원심은 정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공소청은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지난달 16일 결심공판에서는 정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징역 3년은 실화죄의 법정형 상한이다.
당시 결심공판에서 재판부는 강풍이 부는 날 쓰레기를 소각한 경위를 따져 물었다. 재판부는 “그날 꼭 태웠어야 했느냐”고 질타했다. 정씨는 과수원 매수인을 맞이하려고 청소하던 중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매수인은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씨가 피해 회복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구형 사유로 들었다.
![지난해 3월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 주택가에서 강풍에 날아온 산불 불씨 때문에 발생한 화재.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6/mk/20261016105103748dwfx.jpg)
당시 의성군에서는 안계면과 안평면 두 지점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청송·영양·영덕으로 확산했고 산림 당국은 전국에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149시간 만에 주불을 껐다. 이 산불로 의성·안동 등 5개 시·군에서 2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산림청 조사 기준 산림 피해면적은 9만9289㏊로 단일 산불 기준 역대 최대이며 이재민은 3500여명에 달했다.
또 다른 발화 지점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조부모 묘 주변 어린나무를 태우다 산불을 낸 혐의로 기소된 신모(55)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신씨는 소방 감리 업무 종사자인데도 안일하게 행동한 점을 지적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실화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해 엄벌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실화 행위와 인명 피해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극도로 건조한 기후와 거센 바람, 다른 지역 산불과의 결합 등 예견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웠던 외부적 요인”을 들었다. 이어 “다른 유사 산림 실화 사건들과의 형평을 도외시한 채 실형을 선고하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산불로 경북 의성군 고운사 주차장에서 바라본 주변 산들이 불타고 있다. 의성 고운사는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경북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6/mk/20261016105105061miwi.png)
산불 실화에 대한 처벌이 가벼운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매일신문이 산림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 3월 2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2108건 중 사법처리가 이뤄진 사건은 817건(38.8%)에 그쳤다. 같은 보도는 최근 5년간 실형 선고 사례가 5% 수준이라고 전했다.
산림 당국과 환경단체는 산불의 80% 이상이 부주의에 의한 실화인 만큼 실화자에게도 엄격한 양형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림청은 지난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산불 범죄 양형기준 상향 조정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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