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솔리다임, 중복 상장 논란 속 트럼프 최측근 로비스트 선임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 INC)이 자사 이익을 대변할 로비스트로 ‘발라드 파트너스’를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창업자인 브라이언 발라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30년 지기(知己)이자 직통이 가능한 최측근으로, 트럼프 2기 들어 로비 업체가 즐비한 워싱턴 DC의 K스트리트에서 가장 잘나가는 로비스트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손자 회사인 솔리다임이 ‘중복 상장’ 논란에도 이르면 내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시점이라 선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州) 란초 코르도바에 본사를 둔 솔리다임은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인수해 출범한 회사다. 14일 미 연방 의회에 등록된 로비공개법(LDA) 보고서를 보면 솔리다임은 지난달 24일 발라드 파트너스와 계약을 맺었다. 창업자 발라드 외에 트럼프 1기 백악관 정책 고문 출신인 헌터 모겐,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 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미카 케첼, 트럼프 2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입법 담당 국장 출신 토머스 부드리, 역시 트럼프 2기에서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을 지낸 아마릴리스 폭스 케네디 등이 이름을 올렸다. 폭스 케네디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며느리이기도 하다.
솔리다임이 밝힌 로비 분야는 제조(MAN), 로비 목적은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제조 정책’과 ‘해외 투자 규제 준수 문제(outbound investment compliance)’ 등 2가지다. 후자의 경우 미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가 아닌 미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투자를 의미한다. 미국 기업이나 투자자가 중국 등 특정 국가의 첨단 기술 산업에 투자할 때 적용되는 규제와 관련해 사전에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준수하기 위해 선임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25년 1월 발효된 미 재무부의 해외 투자 안보 프로그램은 중국 등의 특정 반도체 기술 분야 투자에 대해 금지 또는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조건으로 중국 다롄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추가 반입하는 방안을 트럼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그룹의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현지 법인인 ‘SK아메리카스’도 지난 7월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정책 동향 파악과 대응을 위해 발라드 파트너스를 선임했다. 각 계열사별로 진출해 있는 다른 일부 그룹과 달리 SK는 ‘SK아메리카스’란 한 지붕 아래 반도체, 에너지·전기차(EV) 배터리, 생명 과학 등 각 사별 인원이 모여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발라드 파트너스는 전쟁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테네시주(州)에 제련소를 짓고 있는 한국의 고려아연, 개인 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진 쿠팡 등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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