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코스피, 넉달새 3560P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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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고물가 충격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 우려를 키운 이른바 '코어위브 쇼크'가 겹쳐 15일 코스피가 7%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9% 이상 급락하며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됐고,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15일 장중 9% 이상 하락하며 국내 증시가 '검은 목요일'을 맞이한 이유는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인공지능(AI) 기업의 부채에 대한 불안이 맞물린 영향이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주 '삼전닉스'가 AI 부채 불안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한국 증시는 일본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 하락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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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고점서 시총 39%인 2869조 증발
코스닥도 하락… 동반 거래 일시정지
“반도체 의존도 커 추가 조정 올수도”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57%(454.59포인트) 하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하락해 종가 기준으로는 4월 7일(5,494.78)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하락 폭은 9.29%까지 확대돼 5,45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7.65% 하락한 760.82로 마감했다. 6월 사상 최고점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은 38.51%(2869조 원) 감소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대규모 ‘팔자’에 나서면서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4조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과 달러화 강세가 맞물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 대비 6.3원 오른 1344.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35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증시 폭락의 배경에는 미국 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여기에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AI 산업 전반의 막대한 부채 부담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됐다. 고금리로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누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까지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증시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지나친 부채와 신용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다”며 “투자자와 금융사 모두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피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의존도가 큰 만큼 외부 악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조정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만 믿던 증시, 7일 연속 추락… 개미들 “바닥 어디냐” 패닉
[증시 ‘검은 목요일’]
시총 49.71% 삼전닉스 동반 급락
美 고물가-고금리-AI 빚 불안 공포
코스피 하락률, 대만의 2.2배 달해
외국인, 8거래일간 18조 넘게 팔아… 빅테크 실적에 연말 증시 향방 달려

코스피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반등도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바닥이 어딘지도 모르겠다”며 공포 심리에 얼어붙은 모습이다. 한때 ‘1만피(코스피 10,000)’까지 갈 것이라던 낙관적인 전망은 찾기 어려워졌다. 내림세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언제 반등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 4개월 새 시총 2869조 원 증발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4581조 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74조 원 줄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인 9,114.55까지 올랐던 올 6월 22일 시총 7450조 원과 비교하면 약 4개월 새 2869조 원이 증발한 것이다.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세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더 커진 점이 이날 코스피 급락을 부추겼다. 미국 노동부의 14일(현지 시간) 발표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상승 폭이 8월(3.4%)보다 커졌고 전문가 전망치(3.6%)도 웃돌았다.
코어위브 같은 미국 AI 기업이 인프라 투자 확대 과정에서 연 15%에 이르는 고금리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재무 우려가 불거진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AI 기업의 재무 문제가 불거지면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줄면서 실적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코스피의 하락률(7.57%)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 비해 유독 컸다. 대만 자취안지수 하락률(3.41%)의 2.2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하락률(4.90%)의 1.5배였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물가, 고금리로 AI 기업의 자금줄이 막힐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가 가장 출렁이고 있다”고 짚었다.
개인들이 주식 투자 손실을 보며 저가 매수 여력이 없는 데다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도 순매도에 나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내린 7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순매도액은 1260억 원이었다.
● “빅테크 실적 따라 증시 방향성 달라질 듯”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8, 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15일 기준 86.7%였다. 1주일 전보다 5.4%포인트 올랐다. 씨티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한국은행 역시 다음 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기존보다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는 “금리 인상 가능성과 AI 산업 우려가 쌓이면서 코스피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 반등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피와 대형 반도체주의 내림세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훼손되지 않았는데, 시장이 과도한 반응을 보였다”며 “빅테크 실적이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면 코스피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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