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은 선택, 휴지는 필수…'여전히 찬란하게' 김혜자의 힘 [MD리뷰]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잊지 못할 친구와 함께한 시간은 세월이 흘러도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는다.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역사 속에서도 찬란한 시절을 함께한 두 소녀의 이야기가 김혜자의 섬세한 연기와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는 1942년 산골 마을에 사는 열일곱 두 소녀와 노년이 된 두 사람의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다. 김혜자가 2017년 '길' 이후 9년 만에 선택한 스크린 복귀작으로, '오직 그대만'의 송일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혜자를 비롯해 박서경, 최주은, 문성현, 차미경, 조성하, 이세영이 출연했고, 최근에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미리 만났다.
가수를 꿈꾸는 정임(최주은)과 그를 응원하는 순옥(박서경)은 가난해도 둘만 있으면 행복한 단짝 친구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의문의 소년 두영(문성현)이 마을 화장막을 찾아오고, 두 소녀는 두영에게 한글을 배우며 우정과 사랑을 쌓아간다.

하지만 세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비극이 닥친다. 일본군이 소녀들을 잡아간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자, 두영은 두 소녀를 지키기 위해 화장막에 숨기는데. 잔혹한 시대의 한복판에 놓인 세 사람이 끝까지 서로를 지켜낼 수 있을까.
영화는 순옥과 정임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사와 카메라 클로즈업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꽃섬', '미안해, 고마워' 등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온 송일곤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라는 무거운 역사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비극 자체를 부각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보다 두 소녀의 우정에 초점을 맞췄다. 한순간에 꿈과 일상을 빼앗겨버린 소녀들의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김혜자는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슬픈 역사다.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해야 한다"며 "영화를 통해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다. 그 빛이 여러분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할머니 순옥 역을 맡은 김혜자는 65년의 연기 내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인물의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한 표정과 눈빛으로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할머니 정임 역의 차미경 역시 기억을 잃어가는 인물의 혼란과 불안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박서경(소녀 순옥 역)과 최주은(소녀 정임 역)은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부터 비극 앞에 놓인 감정까지 설득력 있게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최주은은 스크린 데뷔작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미세먼지 한 번 마셔보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데, 극 후반부로 갈수록 그 목소리가 더욱 구슬프게 다가온다. 순옥과 정임의 곁을 지키는 두영 역의 문성현도 세 사람의 관계에 깊이를 더한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연출부터 스토리,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가슴 먹먹한 감동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화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팝콘은 선택, 휴지는 필수. 21일 개봉. 12세 관람가. 117분.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추신수♥' 하원미, 출산 후 30kg 감량…5500평 미국집 헬스장 공개 [마데핫리뷰]
- 황정음, 쌍꺼풀 4번·코 성형까지 고백했는데…'안면윤곽 의혹'엔 "자연산"
- "52살에 또 임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스웽크, '셋째' 깜짝 발표…"12월 출산"[해외이슈]
- '46세' 김태희, 세월 거스르는 우아한 미모
- '유방암 투병' 서정희 "혈뇨 15번…손발톱 다 검게 변해" [마데핫리뷰]
- "21kg 감량하더니 또?" 손담비, 46kg 몸매 유지하는 비결
- 김연아·신민아, 아니라는데 또 임신설…반복된 억측에 몸살 [MD이슈]
- '13세 보아 닮은꼴' 아이찡, 데뷔 하루만 부모 '6억8900만원' 임금 체불 의혹 [MD이슈]
- "이거 안 했더니 진짜 안 늙네"… 64살 톰 크루즈, 독한 동안 비결 공개
- [공식] 하정우♥차정원, 12월 13일 비공개 결혼…6년 열애 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