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의 착수

송윤경 기자 2026. 10. 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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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서 ‘사고관리계획서’ 승인
재가동 관문 통과, 환경단체 반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된 고리 원전 3·4호기의 ‘계속운전 허가안’을 테이블에 올려 논의하기 시작했다. 재가동을 위한 주요 관문인 ‘사고관리계획서’가 먼저 통과됐다.

환경단체들은 안전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명연장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원안위는 15일 제2026-16회 회의를 열고 부산 기장 고리 3·4호기와 영광 한빛 1·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 승인 및 관련 설비의 운영변경허가안을 의결했다. 재적위원 9명 가운데 박종운·진재용 위원 2명이 반대하고 7명이 찬성했다. 이날 고리 3·4호기의 계속운전 허가안도 처음 안건에 올랐으며, 원안위는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고관리계획서는 원전 사고 발생 시 취해야 할 조치와 이에 필요한 설비, 조직 운영체계, 훈련 계획 등을 담은 ‘종합 대응 매뉴얼’이다. 계속운전 허가와는 별개 안건이지만 검토 내용 상당 부분이 겹쳐 수명연장 논의의 ‘관문’으로 꼽힌다.

이번 승인은 세 번째 심의 끝에 이뤄졌다. 원안위는 지난 9월11일과 30일에도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고리 3·4호기는 각각 2024년 9월과 2025년 8월 ‘40년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두 원전의 운영 기간을 각각 10년씩 연장하기 위해 2022년 9월 주기적 안전성평가보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안전성 심사와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사전검토를 거쳐 이날 처음으로 원안위의 계속운전 허가 심의 안건이 상정됐다.

환경단체들은 원안위가 충분한 안전성 검증 없이 수명연장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신규핵발전소 저지와 핵없는 사회를 위한 전국행동’은 이날 원안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 원전에서 동시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주민들이 받을 방사선 영향을 합산해 평가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안재훈 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여러 원전에서 방출되는 방사성물질의 영향은 한 지역의 주민에게 중첩된다”며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은 질문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에 관한 의문이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심의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사고관리계획서 승인 이후 성명을 내고 앞선 두 차례 심의에서 제기된 안전성 관련 쟁점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폭선량 계산 과정에서 다른 원전의 입력값이 사용된 오류가 발견됐는데도 오류 발생 원인과 다른 계산에 대한 재검증 결과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고리 2호기의 수명연장(2033년 4월) 심의 과정에서도 사고관리계획서 승인과 계속운전 허가안이 같은 회의에 상정돼 논란이 일었다고 지적했다. 고리 2호기는 지난해 10월 사고관리계획서가 승인됐고, 다음달 세 번째 심의에서 계속운전이 최종 허가됐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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