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고 거래 막아도…서울 아파트 '마이웨이'

홍성민 2026. 10. 1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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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대책 1년에도 서울 아파트값 88주 연속 상승 기록
강남 3구 하락세 속 외곽 급등…서울 집값 양극화 심화
분당 0.79% 급등·동탄도 0.6%대 상승…경기 집값 들썩
서울 전셋값 누적 상승률 8.55%…매맷값 웃돌며 주거 불안 가중
[지데일리]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꺾이지 않았다.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1년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88주 연속 상승하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강남권은 하락했지만 외곽과 경기 주요 지역은 급등했고, 서울 전셋값 누적 상승률도 매맷값을 앞질렀다. ⓒ픽사베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라는 강력한 처방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88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다시 썼다. 세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권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서울 외곽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거세지면서 규제 중심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상승했다. 직전 주보다 상승폭이 0.04%포인트 확대됐다. 8월 말부터 5주 연속 둔화했던 상승폭이 다시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88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10·15 대책으로 거래를 억제하고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가격 상승 흐름을 끊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 거래도 나타나고 있지만,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와 중소형 아파트, 역세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규제에도 가격 상승 압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와 입지 선호,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역별로는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세제 개편에 따른 보유세 등 세 부담 증가가 예상되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10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구도 6주째 내렸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세금 부담에 대한 경계심이 매수세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강남권의 약세만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과 경기 주요 생활권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구는 2주 연속 하락한 뒤 0.03% 상승으로 돌아섰다. 한강벨트로 꼽히는 마포구와 성동구도 오름폭을 확대했다. 서울 외곽에서는 중랑구와 성북구의 상승률이 0.4%를 웃돌았고, 노원·도봉·강북구와 금천·관악·구로구 역시 0.3% 이상 상승하며 서울 전체 가격을 끌어올렸다.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경기 주요 지역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성남 분당구는 0.79% 급등했으며, 수원 영통구와 화성 동탄 지역도 0.6%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 사내 주택자금 대출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서 매수 여력이 커지며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제가 전반적인 수요를 억제하더라도 자금 조달 여건과 직주근접성이 뒷받침되는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셋값 상승은 주거 불안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0.18%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8.55%로,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인 8.49%를 웃돌았다. 전세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여지가 줄어들고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 무주택 가구의 주거 안정성도 흔들릴 수 있다.

이번 흐름은 규제만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낸다. 거래 억제와 대출 제한은 단기적인 수요 조절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선호 지역의 공급 부족과 전세시장 불안, 지역별 자금 여건의 차이까지 해소하지는 못한다. 

강남권 가격 하락에 정책 성과를 집중해 평가하면 서울 외곽과 경기 주요 지역으로 번지는 상승 압력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수요자의 대출 접근성을 과도하게 제한하면서 자금력이 있는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장 구조가 굳어질 가능성도 경계할 대목이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 강도뿐 아니라 공급 계획의 신뢰성, 정비사업 추진 여건,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88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은 가격을 억누르는 정책만으로는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풀기 어렵다는 경고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집값 상승이 지역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면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