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분기 매출 역대 최대.. 숨은 비용 부담은 여전

정용진 2026. 10. 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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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5조448억원…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여객 매출 20.5%·화물 매출 34.3% 증가…동반 성장세 뚜렷
중동 전쟁 장기화에 연료비 부담 가중…수익성 악화 우려 확산
4분기 여객·화물 공급 탄력 운영…비용 통제와 수익성 확보 과제

[지데일리] 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항공 수요 회복과 고부가가치 화물 시장의 성장세를 입증했다. 

대한항공 제공

여객과 화물 사업이 나란히 호조를 보이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연료비 부담과 국제 정세 불확실성은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매출 확대가 안정적인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잠정 매출이 5조44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6% 증가한 규모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항공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선 여객 수요와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 화물 운송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부문별로는 여객과 화물의 동반 성장이 두드러졌다. 여객 사업 매출은 2조9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했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과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 환승객이 늘면서 국제선 수요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와 환승 네트워크를 활용한 장거리 노선 경쟁력이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물 사업 매출은 1조4323억원으로 34.3% 증가했다. 여객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실적 개선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 AI 산업의 급성장과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관련 부품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운송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전자상거래 물량과 연말 성수기 물동량도 향후 화물 사업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여객기에 실리는 화물과 화물 전용기의 운항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능력 역시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다만 역대 최대 매출만으로 경영 성과를 온전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과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연료비와 인건비 등 주요 비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업은 유가와 환율, 국제 정세 변화에 민감하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운항 비용이 빠르게 늘고, 환율 변동은 달러로 결제하는 연료비와 항공기 관련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매출이 늘더라도 비용 상승 폭이 더 크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4분기에도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여객 부문은 해외발 한국행과 환승 수요를 중심으로 노선 운영을 조정하고, 화물 부문은 AI·반도체 수요와 연말 성수기 물량에 맞춰 공급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수요가 집중되는 노선과 화물 시장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수요 전망에 맞춘 공급 조절만으로 외부 위험을 모두 흡수하기는 어렵다. 특정 산업의 화물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 반도체 경기 둔화나 글로벌 기술 투자 위축이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여객 부문 역시 국제 정세와 소비 심리, 경쟁 항공사의 운임 정책에 영향을 받는다. 성수기 수요를 낙관해 공급을 확대했다가 예상보다 탑승률이 낮아지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대한항공의 과제는 역대 최대 매출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연결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객과 화물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유가·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노선별 수익성과 운항 효율을 면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외형 성장의 기록이 이어지더라도 비용 통제와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적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4분기 성적표는 대한항공이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과제를 얼마나 균형 있게 풀어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