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 전작권 전환 협의 과정서 ‘천무·정찰 무인항공기’ 강화 요구…정부 ‘골대 옮기기’ 반발

강연주·김원진 기자 2026. 10. 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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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군 주도의 자주국방 역량 강화와 합동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지·해·공 다영역 합동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대규모 ‘2026년 호국훈련’ 일정을 15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동두천시 미군기지 캠프 호비 모습. 문재원 기자

올해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군의 핵심 타격 자산인 천무 다연장로켓과 같은 대화력전 능력과 감시정찰 자산의 강화를 조건으로 추가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조건은 분명히 변했고 새로운 기준이 있다”며 전작권 전환 조건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방부는 미국이 “전작권 전환의 골대를 옮기려 한다”며 반발했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은 올해 진행된 전작권 전환 협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역량 고도화 등을 근거로 한국군에 무기체계를 비롯한 군사적 능력의 추가 강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측은 한국군의 핵심 타격 자산인 천무 다연장로켓을 늘리는 방안과 같은 대화력전 능력 강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또한 한국군이 보유한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와 같은 감시정찰 자산의 운용 규모 확대도 추가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한다. MUAV는 올해 4월 1호기가 양산된 국산 무인항공기다. 원거리에서 고해상도 영상 확보·전송이 가능하며 운용 반경은 500㎞이다. 미사일 등으로 무장도 가능하다.

이 같은 미국 측 요구는 전작권 전환 조건을 둘러싼 브런슨 사령관의 최근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골드국제전략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을 거론하며 “전작권 전환 조건은 분명히 변했다”며 “계획도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가 충족해야 할 새로운 기준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위협을 비롯한 역내 안보 환경이 변화한 만큼, 한국군에 요구되는 전작권 전환 기준 역시 상향돼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과거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기본계획(COTP)’을 준수해야 하며,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추가적인 전력 강화는 전작권을 전환한 이후에도 양국 간 협의를 통해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정부 일각에선 미국이 기존 전작권 합의 조건을 역대 안보 환경 변화를 이유로 평가 기준을 높이는 등 이른바 ‘골대’를 옮기고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이어지는 상황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브런슨 사령관은 조건이 변했다고 하는데 동의하는지” 묻는 손솔 진보당 의원의 질의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강 장관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이 충족되었는지 판단은 “관점에 따라서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상호 신뢰가 보장되는 가운데 하는 것이고 한·미 동맹의 틀에 의해서 하는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이 지금 이루어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조건이 또 다른 조건을 낳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역내 안보 환경 변화를 계속해서 내세운다면 동일한 조건에 대해 요구되는 평가 기준은 끝없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전환 문제는 군 당국 차원이 아닌 정상 간 논의를 비롯한 정치적 결단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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