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안고갈 수밖에 없는 상무축구단, 이해 관계자 모두 머리를 맞대 차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김세훈의 스포츠IN]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상무축구단은 한국 축구가 쉽게 버릴 수 없는 팀이다.
군 복무가 필요한 선수들에게 경기력을 유지할 기회를 제공하고, 대표급 선수들이 경력 단절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왔다. 한국 축구의 병역 환경을 고려하면 상무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문제는 상무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현재의 운영 방식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별개라는 점이다.
김천 상무는 2027시즌 K리그1 라이선스를 받지 못했다. 올해를 끝으로 김천시와의 연고 협약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김천은 시민구단 전환을 추진하다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계획을 철회했고, 상무는 다시 새로운 연고지를 찾아야 한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상무는 광주에서 상주, 다시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상주도 시민구단 전환을 추진하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포기했다. 김천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반복됐다.
특정 지방자치단체만 탓하기는 어렵다.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프로구단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보고 어렵다고 판단하면 계획을 접을 수 있다.
상무 역시 일반 프로구단과 성격이 다르다. 선수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소속팀으로 돌아가고, 구단이 장기적인 선수단을 구축하기 어렵다. 지역이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장기간 동일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단 정체성과 팬층을 만들기 쉽지 않다.
프로축구연맹과 프로구단들에 모든 책임을 돌릴 수도 없다. 연맹은 리그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관리해야 한다. 연고 협약이 끝날 때마다 예외를 인정하고 새로운 도시에서 기존 리그 지위를 이어가는 방식을 계속 허용하기 어렵다.
결국 상무의 필요성과 프로리그 운영 원칙이 충돌하고 있다.
한국 축구에는 상무가 필요하다. 프로리그에는 안정적인 연고와 재정, 장기적인 운영 책임을 가진 구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이를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고 협약으로 해결해왔지만 그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
상주에 이어 김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운 도시를 찾아 몇 년 더 운영하는 것은 해결보다 결정을 미루는 데 가까울 수 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상무축구단은 국군체육부대가 책임져야 하는가. 프로축구연맹인가. 연고 지방자치단체인가. 아니면 병역제도의 특수성을 가진 한국 축구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가.
현재는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국군체육부대는 선수단을 운영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연고와 재정을 부담하며, 프로연맹은 리그 참가 자격을 관리한다. 상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장기적인 운영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새로운 연고지를 찾더라도 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같은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상무를 없애자는 얘기도, 현재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얘기도 아니다.
상무는 한국 축구가 안고 가야 할 현실적인 존재다. 이제는 어느 한 지자체가 몇 년씩 맡아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완벽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와 병역제도, 리그의 공정성,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 지역 팬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한국 축구 전체를 놓고 고민한 차선책이다.
프로연맹과 국군체육부대, 축구협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상무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비용과 책임을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 현재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이제는 상무축구단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보다 한국 축구가 이 팀을 어떤 구조로 책임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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