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최고급 호텔에 한식당? "계절마다 새로운 맛 피어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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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보석 브랜드가 모여 있는 프랑스 파리 명품의 중심지 방돔 광장. 이곳에 자리한 최고급 호텔 파크하얏트 파리-방돔에 지난달 17일 한식당 '세옥(SEOK)'이 문을 열었다.
파리에는 수많은 한식당이 있지만, 최고급 호텔이 한식 레스토랑을 전면에 내세우는 일은 여전히 드물다.
이 목표는 파크하얏트 파리-방돔의 총괄셰프인 장프랑수아 후케트, 총지배인 고르카 베르가레체와 손잡으면서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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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3스타' 강민구 셰프와
파크 하얏트 파리-방돔 호텔에 '세옥' 오픈
"세옥, 강 셰프 부친 성함인 '석'에서 따와
파리에 지은 '서울의 집'이란 뜻이죠
한식은 흥겹고 햇살 같은 요리
사람들이 끊임없이 얘기하게 될 것"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가 모여 있는 프랑스 파리 명품의 중심지 방돔 광장. 이곳에 자리한 최고급 호텔 파크하얏트 파리-방돔에 지난달 17일 한식당 ‘세옥(SEOK)’이 문을 열었다. 서울 ‘밍글스’를 이끄는 미쉐린 3스타 셰프 강민구(42)가 파리에 처음 선보인 레스토랑이다. 세옥이라는 이름은 강 셰프의 아버지 이름 ‘석(SEOK)’에서 따왔다. 여기에 서울(Seoul)의 ‘Se’와 집을 뜻하는 ‘옥’(屋)을 결합한 의미도 담았다.

파리에는 수많은 한식당이 있지만, 최고급 호텔이 한식 레스토랑을 전면에 내세우는 일은 여전히 드물다. 세옥이 문을 열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강 셰프는 개점을 앞두고 “오랜 시간 품은 두 가지 목표는 미쉐린 3스타를 받는 것과 미식의 본고장 파리에 한식 레스토랑을 여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목표는 파크하얏트 파리-방돔의 총괄셰프인 장프랑수아 후케트, 총지배인 고르카 베르가레체와 손잡으면서 현실이 됐다. 후케트 셰프에게 한식을 선택한 이유와 강 셰프와의 협업 과정, 최고급 호텔이 한식 레스토랑에 거는 기대를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한식을 선택했나요.
“저희가 조금 먼저 가능성을 본 셈이죠. 몇 년 전부터 한국 문화가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K뷰티와 음악, 음식까지 여러 분야가 아주 역동적이죠. 한식도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다양하더군요. 그런데 아직 많은 사람이 한식 하면 바비큐부터 떠올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몰라요. 한국의 미쉐린 3스타 셰프가 가진 시각과 솜씨를 통해 한식을 더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프랑스의 미쉐린 3스타 셰프 야닉 알레노가 강민구 셰프를 추천했다고요.
“새 레스토랑을 구상하던 때였어요. 알레노 셰프가 ‘강민구는 한국의 또래 세대 가운데 가장 재능 있는 셰프라고 생각한다’고 했죠. 그 말을 듣고 당시 미쉐린 2스타였던 강 셰프를 디너에 초청했습니다. 이후 강 셰프가 우리를 서울로 초대하면서 인연이 시작됐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안 밍글스가 미쉐린 3스타를 받았습니다.
“맞아요. 강 셰프는 ‘여러분과 약속했으니 계속 함께하겠다’고 했고, 우리도 개점에 속도를 냈어요.”
▷강 셰프가 파리에 진출하려는 이유도 중요하게 봤다고요.
“외부 셰프와 계약을 하는 경우 열에 여덟은 돈이 동기죠. 그런데 강 셰프에게서는 돈보다 더 강한 동기를 느꼈어요. 아직 아무도 자리 잡지 않은 곳을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 뉴욕에는 아토믹스가 있고 영국 런던에도 다른 레스토랑이 있죠. 파리에는 그 자리가 비어 있었던 셈입니다.”
▷처음 시식했을 때는 서양식 요리도 꽤 있었다고요.
“제가 강 셰프에게 말했어요. 손님들이 이곳에서 원하는 건 푸아그라가 아닐 거라고. 그러자 강 셰프가 깊이 고민하기 시작하더군요. ‘한식이 가진 힘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몰두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요리를 꼽는다면요.
“애호박 새우전이요. 평범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먹어보면 재료의 맛이 풍성해요. 바비큐뿐만 아니라 갑각류와 해산물 요리도 입에 잘 맞았습니다. 고추장으로 살짝 매콤하게 맛을 낸 굴, 방어에 곁들여 내는 묵은지도 좋았어요. 제철 지롤버섯을 넣은 잡채도 투명한 면이 일품이었고요. 먹는 즐거움이 가득했죠.”
▷프랑스 셰프의 눈에 한식은 어떤 요리인가요.
“일본이나 중국 요리와 비교하면 한국 요리에는 특유의 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프랑스로 치면 남부 요리에 가까워요. 마늘과 향신료를 쓰고 풍미가 강하잖아요. 그래서 제게 한식은 흥겹고 햇살 같은 요리입니다. 한국에 가보니 모두가 맥주를 마시며 노래하는 명랑한 분위기더군요. 요리가 사람을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한국 사람에게서는 어떤 인상을 받았나요.
“제가 만나본 한국인들은 엄격한 면도 있지만 잘 웃고 정말 부지런합니다. 일본의 침략을 받고 중국의 영향도 받았지만 뚜렷한 문화적 정체성이 있죠. 저와 20년 넘게 일한 조영실 셰프가 몇 년 전 한국의 좋은 발효장을 맛보게 해줬어요. 한국인에게는 자기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당 이름에 강 셰프의 아버지 이름을 쓰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베르가레체 총지배인의 아이디어였어요.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 그가 강 셰프에게 아버지 존함을 여쭤봤죠. 부친이 돌아가신 지 석 달밖에 안 됐을 때였어요. 그렇게 ‘SEOK’이라는 이름을 떠올렸고, 고민 끝에 발음을 나눠 표기하기로 했습니다. ‘새옥’으로 읽으면 새로운 집이라는 뜻도 되겠죠.”

▷세옥의 아늑한 인테리어는 스피크이지 바를 연상시킵니다.
“바로 그거예요. 음악이 있는 스피크이지요. 그런 곳이 음식까지 늘 훌륭하지는 않거든요. 이곳에는 미쉐린 3스타 셰프의 시각과 엄격한 기준이 있습니다.”
▷호텔이 사업적으로 한식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식음 부문에서 큰돈을 벌기 어렵다는 건 잘 알지만 존재감 있고 탄탄한 레스토랑을 원했어요. 그래야 호텔이 계속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니까요. 호텔은 한번 문을 열면 크게 달라질 게 없지만 레스토랑은 계절마다 재료가 달라지고 창의성을 더하죠. ‘한식이라고요? 정말 괜찮을까요?’라는 반응도 있었어요. 그래도 또 하나의 일식이나 이탈리안을 낼 생각은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인애 Wave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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