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르펜 "대통령 되면 6개월 내 우크라 지원 중단"(종합)

김지연 2026. 10. 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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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이 당선되면 프랑스가 유럽연합(EU)에 내는 분담금을 대폭 줄이고 EU 집행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하기 위해 정면 대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랑스의 심각한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EU 예산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고, EU 집행위원회에 집중된 권한을 회원국에 돌려주는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르펜은 약 10년 전 프랑스의 EU 및 유로존 탈퇴 주장을 철회했지만, EU 집행위원회가 외교와 국방 분야에서 권한을 확대하는 데 반대하고 회원국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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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분담금 110억유로 삭감 추진…EU와 정면충돌도 예고
"EU, 에너지도 없이 에너지 전쟁…폰데어라이엔, 임기 마칠지 의문"
"트럼프, 프랑스 사람에겐 당황스러운 인물" 평가도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런던=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김지연 특파원 =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이 당선되면 프랑스가 유럽연합(EU)에 내는 분담금을 대폭 줄이고 EU 집행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하기 위해 정면 대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랑스의 심각한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EU 예산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고, EU 집행위원회에 집중된 권한을 회원국에 돌려주는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르펜은 또 당선 시 6개월 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도 했다.

르펜은 14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EU 분담금 감축 문제와 관련해 "힘든 논쟁, 심지어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를 해낼 수 있다는 의지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르펜은 지난 6일 공공지출을 대폭 줄이는 등 재정 개혁을 통해 2032년 순재정 절감액을 2026년 대비 1천400억유로(약 211조원)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 프랑스의 EU 예산 분담금을 110억유로(약 17조원) 줄이고 이후 수년간 수백억유로를 추가 삭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EU 회원국은 예산 분담금을 일방적으로 줄일 수 없으며, 다른 26개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EU가 연내 차기 장기예산안(2028∼2034년)에 합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르펜은 강하게 반발했다.

EU 27개국 정상은 15∼16일 정상회의에서 차기 장기예산안을 논의한다. EU 지도부는 내년 회원국 주요 선거가 예정된 만큼 연내 합의를 독려하고 있다.

르펜은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취재진과 만나 프랑스 대선 전에 협상이 타결된다면 "민주주의적 스캔들"이 될 것이라며 '다수의 정상'이 정당성을 우려해 선거 전 예산안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르펜은 또한 "프랑스는 오늘날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재정적 지원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FT와 인터뷰에서도 르펜은 당선 시 6개월 내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리는 더는 할 수 없다고 경고하는 게 솔직히 할 일"이라고 말했다.

르펜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EU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 EU가 에너지도 없으면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전쟁을 이끌고 있다. 영리하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 중대 위협인가'라는 질문에 르펜은 "내가 푸틴 대통령의 머릿속에 있지는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RN은 유럽 내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왔다.

르펜은 FT와 인터뷰에서도 "그를 안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그는 프랑스 사람에게는 당황스러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14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 하는 르펜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르펜은 프랑스를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등에서 향후 1년간 치러질 선거에서 민족주의 세력이 약진하면 EU의 정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 대해 "이제는 EU의 많은 정부로부터 신임받지 못하고 있다"며 2029년까지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르펜은 약 10년 전 프랑스의 EU 및 유로존 탈퇴 주장을 철회했지만, EU 집행위원회가 외교와 국방 분야에서 권한을 확대하는 데 반대하고 회원국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르펜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에너지 전환과 국방력 강화 등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지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ECB가 '화석화된 공룡'은 아니라면서 관련 EU 조약도 어느 정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EU 조약은 중앙은행이 정부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9%에 달하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국채 차입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르펜은 막대한 국가부채가 정책 추진의 가장 큰 외부 제약 요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치란 신념과 제약이 맞부딪히는 문제"라며 "내 신념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지출 삭감과 기업 감세, 규제 완화를 동시에 추진해 재정을 개선하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르펜의 재정계획이 비현실적이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FT는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르펜은 1차 투표에서 선두에 오르고 결선 투표에서 극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와 맞붙어 큰 표 차로 당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24일∼이달 7일 여론조사업체 오독사가 1만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1차 투표에서 르펜이 37∼38%, 멜랑숑이 18∼18.5%로 결선에서 겨룰 것으로 전망됐다.

중도 진영 주자로는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와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가 각각 17%, 11%에 그칠 걸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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