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남미에 육군 600명 파견…'마약 전쟁' 지상전 번지나

방성훈 2026. 10. 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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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 소탕을 위해 육군 병력 수백명을 현지에 보낸다. 해상 마약 운반선 공격에 이어 지상 작전으로까지 전선을 넓히려는 수순이다.

워싱턴 중남미사무소(WOLA)의 애덤 아이작슨 국장은 "침공이나 자연재해 같은 비상 상황을 빼면 600명에 가까운 미군이 이 지역에 배치된 사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군은 지난 1년간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지목한 선박을 71차례 공격해 최소 239명을 숨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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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거쳐 콜롬비아·온두라스서 훈련
선박 71차례 공격·239명 사망…지상전
이란전에 탄약 바닥…"출구 없다"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 소탕을 위해 육군 병력 수백명을 현지에 보낸다. 해상 마약 운반선 공격에 이어 지상 작전으로까지 전선을 넓히려는 수순이다.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대원들.(사진=AFP)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주 포트드럼에 주둔하는 육군 제10산악사단 소속 600명 규모 대대의 선발대가 파나마에 새로 문을 연 정글훈련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달 말 시작되는 콜롬비아 합동훈련 ‘서던 뱅가드’에 참가한 뒤 온두라스 등에서도 현지 군과 훈련할 예정이다.

이들 병력은 마약 밀매 조직 급습 작전을 돕는 미 특수부대를 지원하거나, 특수부대가 위기에 처하면 투입될 수도 있다고 미군 관계자들이 익명을 전제로 밝혔다. 순환 배치 방식이지만 상시 주둔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제10산악사단 병력 수백명은 마이애미에 새로 생기는 서반구 작전 사령부에도 배치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최근 MQ-9 리퍼 무인기 여러 대를 아프리카에서 콜롬비아와 에콰도르로 옮기기도 했다.

워싱턴 중남미사무소(WOLA)의 애덤 아이작슨 국장은 “침공이나 자연재해 같은 비상 상황을 빼면 600명에 가까운 미군이 이 지역에 배치된 사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파견은 해상 선박 공격 위주였던 ‘마약과의 전쟁’을 지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중남미 대부분을 관할하는 프랜시스 도노번 미 남부사령관은 선박 공격에서 지상 타격으로 작전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지난 1년간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지목한 선박을 71차례 공격해 최소 239명을 숨지게 했다. 미군은 마약 밀매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전문가들은 미국 내 코카인 유통에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카르텔 대응을 총괄하는 국방부 내 부서를 신설했다. 지난달 11일 서명한 메모에는 초기 예산 2000만달러(약 268억5000만원)가 책정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메모에서 “무자비한 효율성과 속도로 마약 테러리스트를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포함한 19개국 군사 연합체도 꾸렸는데, 공식 구호는 “나쁜 놈들에게 나쁜 짓을 한다”다. 국방부는 “유능한 동맹·파트너와 협력해 서반구 위협 네트워크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조지프 라이언 미 육군 서반구사령관은 지난 12일 “우리는 이 지역의 경제 주도권을 적대국에 내줬다”며 “과거 포기했던 영역을 되찾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겨냥한 발언이다.

중남미에선 범죄 조직 소탕과 치안 회복을 내건 지도자들이 잇따라 당선됐다. 다만 자국 영토 내 미군과의 합동작전을 공식 허용한 나라는 콜롬비아와 온두라스 등 소수에 그친다. 두 나라 모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현지에선 주권 침해 우려와 함께 미국의 피비린내 나는 개입 역사가 다시 소환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민간인 피해를, 법률 전문가들은 선박 공격의 불법성을 경고한다. 지상 공격은 학교나 도로 같은 민간 시설을 잘못 타격할 위험도 크다. 조직 지도부를 제거해도 금세 대체되는 만큼 마약 유입을 막는 효과는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군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이란 전쟁으로 전투기와 항공모함, 정찰 무인기, 공중급유기 등 전 군이 한계에 몰렸고 핵심 탄약 비축분도 바닥나고 있어서다. 한 관계자는 무장 조직이 미군을 공격하면 확전이 불가피해지고, 뚜렷한 출구 계획 없이 또 다른 지역의 싸움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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