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보다 잘살고 싶었는데"…대학 졸업 후 현실은 '우울'

이혜인 2026. 10. 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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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경기 침체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취업 경쟁에서 벗어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자는 역대 최대인 1270만 명에 달했지만,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청년 취업난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 AI 확산까지 겹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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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청년 실업률 19%…AI·경기침체에 '잃어버린 세대' 확산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에서 경기 침체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취업 경쟁에서 벗어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고도성장기에 태어나 부모 세대보다 풍요로운 삶을 기대했던 청년들이 경제 성장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의 16~24세 도시 청년(학생 제외) 실업률은 약 19%에 달했다. 미국의 같은 연령대 실업률(9%)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25~29세 실업률도 7.5%로 중국 전체 실업률(5%)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자는 역대 최대인 1270만 명에 달했지만,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청년 취업난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 AI 확산까지 겹친 결과다. 한때 대졸자들을 대거 채용했던 부동산 개발업체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술기업에서도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로봇 등 첨단 제조업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AI가 신입사원들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상하이대가 2022~2026년 중국 주요 구인·구직 플랫폼에 올라온 채용 공고 7억 건을 분석한 결과, AI 도입으로 경력 1~3년 차 직원에 대한 채용 수요가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신입사원들이 맡았던 자료 분석과 문서 작성 등의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기업들이 초급 인력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도 AI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일부 기업은 ‘AI가 기존 일자리의 30% 이상을 대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중국 당국은 기업들에 AI 도입을 이유로 인력을 감축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업난은 청년들의 삶까지 바꾸고 있다. 중국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장톈(27)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두 차례 직장을 잃었다. 남자친구 역시 잇따른 해고를 겪으면서 5년째 교제 중이지만 결혼은 미루고 있다. 장톈은 “연애는 감정의 문제지만 결혼과 출산은 재정의 문제”라고 말했다.

취업을 포기하거나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청년도 늘고 있다.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밟던 마융젠(27)은 취업 전망이 어두워지자 학업을 중단했다. 부모에게는 여전히 대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알린 채 생활비를 지원받았다. 그는 “예전에는 누구나 소득이 늘고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지금은 미래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의 실제 상황은 공식 통계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티븐 바넷 홍콩대 교수는 “중국의 도시 고용 규모가 코로나 이전의 증가 추세를 유지했을 때보다 약 3700만 명 적다”고 추산했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장기간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실업률이 약 10%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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