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임명 방법에 관한 5문 5답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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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제청을 두고 대법원과 청와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가령 1962년 헌법은 "대법원판사인 법관은 대법원장이 법관추천회의의 동의를 얻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경우에 제청이 있으면 대통령은 이를 임명하여야 한다(제99조 제2항)"이다.
이때 대법원장과 대법관 임명 절차는 법원조직법에 정해져 있었는데,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임명은 대법원장, 대법관, 각 고등법원장으로 구성된 법관회의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이를 행한다(제37조)'이다. 이런 경험이 바탕이 돼 이승만을 하야시킨 4‧19 혁명 이후 개정된 헌법은 제청된 대법원장·대법관을 대통령이 반드시 임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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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제청을 두고 대법원과 청와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전임 대통령이 뽑은 대법원장과 새로운 대통령 사이에 자주 있었다. 다만 지금처럼 갈등이 격화하지 않았을 뿐이다. 대부분 언론은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맞는 쪽에서 서서, 대통령 편을 들었다가 대법원장 편을 들었다가 한다. 이에 대법관 임명에 관해 헌법이 어떻게 예정하고 있는지, 헌법학박사인 이범준 전문위원이 문답으로 해설한다.
Q. 대법원장이 제청해도 대통령은 임명하고 싶어야만 국회 동의에 부치는 것 아닌가.
A. 그렇지 않다. 헌법은 대통령에게 국회동의 요청을 의무화하기도 한다. 가령 1962년 헌법은 “대법원장인 법관은 법관추천회의의 제청에 의하여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대통령은 법관추천회의의 제청이 있으면 국회에 동의를 요청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으면 임명하여야 한다(제99조 제1항)”라고 정하고 있다. 현행 헌법에도 대통령에게 의무를 지운 조항이 적지 않은데, 가령 헌법재판관 가운데 국회 선출 몫, 대법원장 지명 몫은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면 탄핵 사유(2024헌나9)이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면 헌법재판관 임기가 시작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 이후 국회동의 절차를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국회동의에 부치는 것을 의무화화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Q. 대법관 제청은 헌법재판관 지명과 달라서 대통령이 제청 단계부터 거부할 수 있지 않나.
A. 그렇게 해석할 근거가 없다. 최근 일부에서는 대법원장 몫 헌법재판관은 지명이라 임명을 거부하지 못하지만, 대법관 제청은 지명이 아니어서 제청 단계부터 거부가 가능하다고 새롭게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 헌법은 제청을 받으면 임명해야만 한다고 정하기도 했다. 가령 1962년 헌법은 “대법원판사인 법관은 대법원장이 법관추천회의의 동의를 얻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경우에 제청이 있으면 대통령은 이를 임명하여야 한다(제99조 제2항)”이다. 현행 헌법에서도 법률에 위헌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판단을 받을 수 있는데(제107조 제1항), 이때 헌법재판소는 법원의 제청을 접수하여야 하고, 각하든 인용이든 기각이든 판단해야 한다. 접수부터 거부할 수는 없다.

Q. 조희대 대법원장의 주장은 자신이 제청한 손봉기 후보를 반드시 임명하라는 것인가.
A. 아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주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헌법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장 측은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되어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는 대통령이 자신의 제청을 취소 또는 무효화한 것인지 묻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위헌이라는 뜻이다. 그게 아니라 대법원장이 알아서 제청을 취소하길 바란다는 뜻이라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 단계가 아닌 제청 단계에서도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거부 사유는 제한된다고 본다. 공직자로서 부적격 사유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발견된 때나 그동안 판결이 지나치게 편향적일 때 등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아무런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하고 있어, 이렇게 제청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본다(송기춘 교수).
Q. 이승만 대통령의 대법원장 후보 반려를 현재 대법관 제청 반려 근거로 드는데.
A. 오히려 대통령이 반려하지 못하도록 헌법을 개정한 계기이다. 이때 대법원장과 대법관 임명 절차는 법원조직법에 정해져 있었는데,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임명은 대법원장, 대법관, 각 고등법원장으로 구성된 법관회의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이를 행한다(제37조)’이다.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이 법관회의가 제청한 대법원장 후보자를 임명하기를 거부했다. 나아가 여당이 제청 절차를 없애려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내자, 퇴임한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입법권을 가진 사람들이 방자하다”라고 했다. 법관회의는 스스로 두 번째 후보를 제청했고, 이승만은 이번에도 4개월을 버티다가 결국 임명했다. 이런 경험이 바탕이 돼 이승만을 하야시킨 4‧19 혁명 이후 개정된 헌법은 제청된 대법원장·대법관을 대통령이 반드시 임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따라서 이승만의 대법원장 후보 반려는 대통령의 제청 단계 반려가 헌법적으로 부당하다는 점을 밝힌 역사적 사건이다.
Q. 입법, 행정, 사법이 충돌할 때는 사법이 자제해야 한다고 헌법교과서에 나온다는데.
A. 헌법교과서에 그렇게 나오지 않는다. 우선 사법자제가 표제로 등장하는 헌법교과서는 없다. 다만,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정치적인 정책결정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사법의 정치화를 초래해 민주적 국가운영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설명하면서 사법소극주의(더러 사법자제)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이 내용은 법원의 재판이나,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반론이 적지 않은데, 사법기관이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 포기 또는 유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사법소극주의는 법해석에 관한 문제이지, 헌법이 정한 권한을 자제하거나 포기하라는 이념은 아니다.
뉴스타파 이범준 전문위원 seirots@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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