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제대로 배신감 느꼈다”… 젤렌스키, 벼랑 끝에서 터트린 심경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2026. 10. 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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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배신 행보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경유 공급 합의에 이어 대우크라이나 압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실상 벼랑 끝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절박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이번 합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술적 승리'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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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배신 행보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경유 공급 합의에 이어 대우크라이나 압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실상 벼랑 끝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절박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솔직히 배신감 느낀다”… 굳건했던 동맹의 균열

영국을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현지 시사 인터뷰 프로그램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배신감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정말 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고 거침없이 답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아야 하는 국가의 생존 문제”라며 “우리가 강력한 파트너(미국)를 잃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미국을 잃고 있다는 뜻이냐’는 추가 질문에도 “그렇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약해질 수 없으며,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나라를 팔지 않는다. 우리에게 이것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삶이자 나라 자체”라고 강조했다.

“푸틴만 웃고 있다”… 미·러 경유 합의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마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당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번 갈등의 표면적 도화선은 미국과 러시아 간에 체결된 ‘러시아산 경유 공급 합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이번 합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술적 승리’라고 단언했다.

그는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 약하게 보이기를 원한다”며 “푸틴 대통령은 웃고 있다. 그에게 이번 경유 합의는 손쉬운 승리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장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겪고 있는 러시아가 외교·경제적 무대에서는 오히려 손쉽게 실리를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스타링크 단말기에 이동 중 속도 제한을 적용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링크는 민간인과 군 모두를 보호하는 데 쓰이는데, 이 역시 푸틴에게 웃음을 주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참모진 향한 경고 “잘못된 편에 서고 있다”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주거용 건물 앞에서 대응팀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26.7.6 우크라 비상사태청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외교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계속 공격할 경우 정보 제공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과 수백만t에 달하는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국내 경유 가격을 잡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것 자체는 수용할 수 있으나, 그 기조가 일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잘못된 편에 서게 돼서는 안 된다”며 “나는 트럼프의 참모들이 완전히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쟁 장기화 속 미국의 ‘실리 중심’ 외교 노선과 우크라이나의 ‘존립’ 사수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양상이다. 확전과 고립의 갈림길에 선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견뎌내고 서방과의 공조를 다시 묶어낼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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