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신문 “한국과 외교 갈등···한국 국내 정치 문제 탓”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을 공개한 이후 한국·우크라이나 갈등이 심화한 것은 한국 내부 정치적 문제 때문이라고 우크라이나 매체가 주장했다. 한국이 전쟁 이후 러시아와 관계정상화, 북한과의 잠재적 회담 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인용해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외교 갈등 심화는 우크라이나보다는 한국 국내 정치와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갈등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양국 갈등상황이 어떻게 촉발됐고,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설명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히자 이재명 대통령이 비공개 합의가 파기됐다며 비난했다고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이같은 지적을 “오해”라고 한 뒤 한국의 사과 요구와 우크라이나의 반응이 오가며 설전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 8일 한국이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의 소환을 결정했다는 과정까지 상세히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국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공식적으로 동참했지만 최근 한국이 러시아에 경유를 수출했다는 보도가 영국 일간 가디언에서 나오는 등 제재 체제가 완전히 지켜지지 않는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또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과 비살상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지원 규모가 작다”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번 갈등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으로 긴장된 상황, 그리고 한국이 직면한 수많은 지정학적 도전 과제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가정보국 북한 담당 부조정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될 경우 러시아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모호한 태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의 발표가 한국과 북한의 잠재적인 회담을 방해하는 것처럼 비쳤기 때문이라고 사일러 선임고문은 분석했다.
러시아 출신 북한연구학자 표토르 테르티츠키는 “이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에 관심이 있고, 궁극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자 하는 의향이 있다”고 했다.
호주국립대의 북한전문가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간첩이 많다며 “이런 송환은 조용히 이뤄지는 게 타당하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페트로프 교수는 “이 대통령은 어느 나라도 자극하지 않고자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스웨덴 싱크탱크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에서 활동하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한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와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긴장이 완화되고 양국이 정말 중요한 문제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을 러시아로 돌려보낼 수도 있었는데 한국으로 보낸 것은 옳은 일이었고 용감한 일이었다”며 “한국인으로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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