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로 외연 확장하는 굴뚝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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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전통적 굴뚝산업을 이어 온 정유·철강·조선 업계가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기업은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이외 서버 냉각, 철근 공급, 바다 위 데이터센터, 발전설비 등 관련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해 기술 개발은 물론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 관련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선 글로벌 인증 확보 등 경쟁력을 갖추는데 속도 내야 한다"며 "현재 국내 기업 간 시장 진출 경쟁이 향후 중국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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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조직개편과 함께 수요처 발굴
조선업계, 부유식 개발에 발전 설비까지

15일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212억 7000만 달러(약 28조 원)에서 오는 2034년 1335억 1000만 달러(약 179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유·철강·조선 등 제조업계가 전통적 기술력을 데이터센터 기술 고도화와 실증에 속속 나서고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는 데이터센터 용 액침냉각유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액침냉각은 전기가 안 통하는 냉각유에 데이터센터 서버 등 열을 많이 내는 장비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기술이다.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 냉각 시스템과 비교해 전력 효율이 높아 차세대 열관리 기술로 주목받는다. 정유사들은 기존 생산하던 윤활기유에 특수첨가제를 혼합해 액침냉각유를 만들어 사업 연계성이 높다.
국내 주요 정유사 중 가장 먼저 액침냉각 시장에 뛰어든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이후 윤활유 자회사인 SK엔무브가 LG전자·GRC와 AI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솔루션 개발 실증에 나서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9월 국산 서버 개발전문 기업 KTNF, 액침냉각 장비 전문기업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와 액침냉각 실증에 돌입했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업계 역시 데이터센터 시장을 새로운 수요처로 인식하고 조직정비, 종합 패키지 공급망 구축 등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냉각설비 등이 들어서는 만큼 건물이 높아 하중을 견디는 강재가 활용된다. 건물 뼈대가 되는 H형강과 철근을 비롯해 내부에 냉연강판, 두께 6밀리미터(㎜) 이상의 후판 등 여러 철강재가 필요하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GW)당 18만~20만톤(t)의 철강재가 쓰인다고 추산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마케팅본부 산하에 '미래수요개발실'을 신설해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의 철강 수요 발굴에 나섰다. 또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구조재 'POS-H'를 앞세워 관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출범 3개월 만에 국내 데이터센터 7곳에서 3만t 이상의 철강재를 수주했다. 현대제철은 철근부터 열연, 냉연, 후판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공급력을 바탕으로 종합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말 영업실 산하 글로벌영업담당 조직을 신설했으며, 현재 초고하중의 데이터센터 철강재로 대형 용접형강인 '디-메가빔'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경우 바다 위에 짓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에 집중하고 있다. FDC는 육상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부지 확보의 어려움, 냉각 효율 문제 등을 보완할 수 있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한화오션은 지난 9월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 '가스텍(Gastech) 2026'에서 자체 개발한 60메가와트(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솔루션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사 무스테리안과 50메가와트(MW)급 FDC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FDC 외에도 선박용 엔진 기술력을 데이터센터 발전엔진으로 만들어 사업 확장에 나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9월 미국선급(ABS)으로부터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하기도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부유식 발전설비는 중형 힘센(HiMSEN) 엔진을 기반으로 해 최대 10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 관련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선 글로벌 인증 확보 등 경쟁력을 갖추는데 속도 내야 한다"며 "현재 국내 기업 간 시장 진출 경쟁이 향후 중국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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