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난동범, 이달초 ‘흉기 소지’ 입건… 경찰 ‘위험성 평가’도 안해

전남혁 기자 2026. 10. 15.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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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차고 13일 인천 상가에서 흉기를 휘두른 최모 씨(59)가 이달 초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됐을 당시 경찰이 별도의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흉기를 지닌 채 활보하는 행위 자체가 더 심각한 범죄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도입한 절차인데, 흉기 범죄 전과 3범인 최 씨에 대한 감시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장소 흉기 소지 검거자 상당수가 최 씨와 닮은 사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의 위험성 판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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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상가 흉기난동 파문]
3차례 흉기 범죄에도 번번이 감형… 구속-입원 없이 수사받다 도심 난동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 전국 5295명… ‘야간 외출금지’ 등 외엔 감독 어려워
“보호감호 등 강력한 제도 고려를”
흉기에 맞선 시민들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시민들이 의자 등을 들고 흉기 난동범 최모 씨(59)를 제압하고 있다. 최 씨가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올라 시민들이 모여 있던 4층 영화관으로 향하자 위쪽에 있던 신중현 씨가 의자를 던졌다. 의자에 맞은 최 씨가 쓰러지자 신 씨는 아래층 시민들에게 붙잡으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최 씨를 의자로 눌러 제압한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인계했다. 인천경찰청 제공
시민들이 흉기 난동범 최 씨를 제압한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전자발찌를 차고 13일 인천 상가에서 흉기를 휘두른 최모 씨(59)가 이달 초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됐을 당시 경찰이 별도의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흉기를 지닌 채 활보하는 행위 자체가 더 심각한 범죄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도입한 절차인데, 흉기 범죄 전과 3범인 최 씨에 대한 감시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이후 공공장소 흉기 소지 범죄는 하루 2건꼴로 발생하고 있다.
● ‘판박이’ 범행 많은데 위험성 평가 건너뛰어

최 씨는 지난달 9일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흉기를 꺼내 들어 신고됐고, 이달 4일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됐다. 공공장소 흉기 소지죄는 불특정 다수를 노린 흉기 범죄를 막기 위해 지난해 4월 시행됐다. 경찰은 이 죄가 동기 없이 낯선 사람을 공격하는 ‘이상동기범죄’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올해 1월부터 체크리스트로 평가가 필요한 입건자를 고른 뒤 위험성을 평가해 구속이나 입원 여부를 판단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최 씨에 대해 위험성 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시민을 위협한 게 아니라 시위 팻말에 구멍을 뚫는 데 칼을 쓴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였다. 최 씨는 구속이나 입원 없이 수사를 받다가 13일 인천 남동구의 대형 상가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렀다.

공공장소 흉기 소지 검거자 상당수가 최 씨와 닮은 사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의 위험성 판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1193건이 발생해 1164명이 검거됐다. 하루 2건꼴이다. 수사 중지, 성별 미상 등을 뺀 검거자 1158명 중 가장 많은 254명이 최 씨처럼 51∼60세 남성이었다. 전과자는 700명으로 60%를 넘었고, 이 중 전과 9범 이상이 243명으로 가장 많았다.

● 세 차례 흉기 범행에도 번번이 선처

현재 사용되고 있는 6세대 전자발찌의 모습. 스트랩 안에 얇은 철판 7개가 덧대어져 있고 외부는 우레탄 소재로 감싸져 있으며 실시간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법무부 제공
최 씨는 2005년과 2008년, 2015년 세 차례 주변인을 칼로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에서 “자백했다”는 등의 이유로 감형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최 씨는 2004년 9월 자기 원룸의 전세 계약을 중개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직원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들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을 낮췄다.

또 2007년 11월엔 동거하던 여성을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이듬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최 씨가) 범행을 뉘우치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2015년 2월엔 같은 여성이 재결합 요구를 거절하자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양형 기준상 징역 3년 4개월∼10년 8개월이 선고될 수 있었지만 법원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019년 출소한 뒤 감독은 법원이 정한 범위를 넘지 못했다. 법원이 최 씨에 대해 ‘야간 외출 금지’와 ‘피해자 접근 금지’를 준수 사항으로 부과한 만큼, 보호관찰관은 최 씨가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외출하거나 피해자에게 다가가는지만 확인했다. 낮에 도심 상가로 향하는 걸 막거나 따져 물을 법적 근거는 없었다. 재범 위험이 큰 범죄자를 형기를 마친 뒤에도 격리하던 보호감호 제도는 2005년 폐지됐다. 감독 인력도 부족하다. 지난달 기준 전자발찌 대상자는 5295명으로 지난해보다 9.7% 늘었는데 감독 인력은 234명이다. 1명이 22.6명을 맡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장소 흉기 난동 위험을 더 면밀히 평가하고, 위치 감시 대상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위험성이 높은 범죄자의 경우) 보호감호 등 전자발찌보다 더 강력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정신건강 관련 고위험군에 대한 복지 분야와 사법기관의 협업 체계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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