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HBM이 열고 패키징이 잇는다…SEDEX 달군 K반도체

신승훈 기자 2026. 10. 1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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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첨단 패키징과 소재·부품·장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앞세운 가운데 국내 장비·소재 기업들도 핵심 공정 기술을 선보이며 K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도 대거 참여해 AI 반도체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의 핵심인 칩 적층·접합 장비 분야의 경쟁력을, 피에스케이와 피에스케이홀딩스는 세정·식각부터 첨단 패키징에 이르는 공정 솔루션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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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HBM4E 경쟁…300개사·888부스 역대 최대 규모
한미반도체·동진쎄미켐 등 소부장 기업 집결…첨단 공정 기술력 과시
차세대 메모리·패키징·글로벌 표준화 화두…AI 반도체 생태계 경쟁 본격화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SEDEX 2026(반도체대전) 행사장 입구 모습. [출처=신승훈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첨단 패키징과 소재·부품·장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앞세운 가운데 국내 장비·소재 기업들도 핵심 공정 기술을 선보이며 K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SEDEX 2026(반도체대전)'은 이 같은 산업 변화를 집약한 무대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올해 행사는 '실리콘 지능의 시대로(Into the Era of Silicon Intelligence)'를 주제로 16일까지 열린다. 총 300개 기업이 888개 부스에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전시장을 관통하는 화두는 'AI 메모리 혁신'이다. 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등 물리적 환경으로 확산하면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주고받고 전력 소비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메모리 성능뿐 아니라 칩을 연결하고 검사하는 기술까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SEDEX 2026(반도체대전)에서 공개한 HBM4E 모습. [출처=신승훈 기자]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차세대 HBM인 'HBM4E'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관련 기술을 선보이며 AI 메모리 주도권 경쟁을 이어갔다. HBM은 AI 가속기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핵심 부품으로, AI 모델이 커질수록 대역폭과 용량, 전력 효율 개선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AI 시스템의 미래를 설계하다'를 주제로 HBM4E와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구조, 첨단 패키징 기술을 공개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반도체를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앞세워 AI 시스템 전반의 성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육상 트랙 형태의 부스에서 HBM4E와 고대역폭플래시(HBF)를 소개했다. HBF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급증하는 AI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이다.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슈퍼칩과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사인이 담긴 HBM 웨이퍼도 전시해 글로벌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슈퍼칩과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사인이 담긴 HBM 웨이퍼 모습. [출처=신승훈 기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도 대거 참여해 AI 반도체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의 핵심인 칩 적층·접합 장비 분야의 경쟁력을, 피에스케이와 피에스케이홀딩스는 세정·식각부터 첨단 패키징에 이르는 공정 솔루션을 부각했다. 케이씨텍은 웨이퍼 평탄화에 필요한 화학적기계연마(CMP) 장비와 슬러리를 선보였다.

동진쎄미켐은 반도체 회로 패턴 형성에 쓰이는 감광액(PR) 등 미세공정 소재를 소개했다. 샘씨엔에스(SEMCNS)는 반도체 검사에 활용되는 세라믹 공간변형기(STF) 기술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엑시콘은 차세대 D램과 SSD의 성능을 검증하는 검사 장비를 소개했다.

이 같은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HBM이 고도화될수록 제조 난도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칩을 더 정밀하게 쌓고 접합해야 하며, 미세한 공정 결함도 수율과 공급 능력에 영향을 준다. 메모리 기업의 신제품 경쟁이 소재·장비·검사 기업의 기술 혁신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SEDEX 2026(반도체대전)에 마련된 동진쎄미켐 부스 모습. [출처=신승훈 기자]

행사장에서는 미래 반도체 산업의 방향을 논의하는 전문가 발표도 이어졌다. 이날 기조강연에서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시대 메모리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는 로봇과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효율 AI 반도체를, 박승배 뉴욕주립대 교수는 미래 컴퓨팅 구조 변화에 따른 과제를 짚었다.

첨단 패키징과 글로벌 표준화도 주요 의제다. 개막일 '반도체 첨단패키징 R&D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열 관리와 소재 신뢰성 등을 다뤘다. 오는 15일에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와 함께하는 포럼에서 차세대 메모리 구조와 검사·표준화 방향을 논의한다. 메모리 시장 전망과 미국의 수출통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변화도 세미나 주제로 다뤄진다.

인재 확보 역시 빠지지 않았다. 15~16일 열리는 '반도체 우수인재 채용박람회'에는 기업 18개사와 구직자 433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반도체 설계와 제조, 패키징 역량을 이어갈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산업 경쟁력의 또 다른 축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내년부터 전시회 명칭을 'K-CHIPS EXPO'로 변경한다. 새로운 명칭으로 열리는 첫 전시회는 내년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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