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장서 “불이야!”라고 소리치자, 갑자기…

송상호 기자 2026. 10. 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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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홍죽산업단지의 광학부품 제조업체 협진정공의 작업장.

경보가 울리자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벽면의 소화전 함을 열고 소방호스를 공장 밖으로 끌어냈다.

양주소방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함께한 이날 훈련은 기존 소화전을 활용한 '연소 확대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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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홍죽산업단지 협진정공에서 소방관들이 공장 외벽을 향해 물을 뿌리며 화재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불이야!”

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홍죽산업단지의 광학부품 제조업체 협진정공의 작업장.

경보가 울리자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벽면의 소화전 함을 열고 소방호스를 공장 밖으로 끌어냈다.

다른 직원들은 호스와 공구를 실은 빨간 카트를 옥외소화전 쪽으로 옮겼다. 양쪽 소화전을 거점 삼아 호스를 연결한 뒤 한 직원이 밸브를 열자 물줄기가 공장 외벽을 향해 뻗었다.

안전모를 쓴 직원은 두 손으로 호스를 붙잡고 외벽 창문에 물을 뿌렸다.

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홍죽산업단지 협진정공에서 직원들이 연소 확대 방어 훈련을 위해 호스와 공구 등을 실은 이동용 비상소화키트를 옥외소화전 쪽으로 옮기고 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불이 이웃 일터로 옮겨붙는 것을 막고 추가 피해를 방지하려는 훈련의 일환이었다.

양주소방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함께한 이날 훈련은 기존 소화전을 활용한 ‘연소 확대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 외벽과 주변 가연물을 적셔 불티와 열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늦추는 방식이다. 인근 백석119안전센터에서 출동한 소방대가 화재 발생 5분여만에 도착해 본격적인 화재 진압과 인명 검색에 나섰다.

옥외소화전 밸브를 돌리며 훈련에 참여한 협진정공 한상남 과장은 회사 소화전만으로는 호스가 닿는 범위에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바깥 소화전이 있는 건 알아도 우리가 급할 때 민간인이 쓸 수 있는지는 몰랐다. 이날 훈련으로 옥외소화전 사용법을 자세히 익힐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홍죽산업단지 협진정공에서 직원들이 소화전 호스로 공장 외벽에 물을 뿌리고 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이웃 공장으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한 연소 확대 방어 훈련이다.

양주소방서가 분석한 2021~2025년 공장화재 249건 가운데 인접 건물로 번진 화재는 33건(13.3%)이었다. 이 33건의 재산피해는 253억원으로 전체 피해액 417억원의 60.7%를 차지했다. 이주현 양주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소방차가 즉시 출동을 하더라도 짧게는 2~3분에서 길게는 10여분이 걸릴 수 있다”며 “공장이 계속 이어져 있기 때문에 연소 확대 방지와 소방차가 도착하기까지의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의 계기는 지난 3월31일 홍죽산단 공장 화재였다. 작업동 외부 집진기에서 시작된 불이 인접 건물로 번져 샌드위치패널 건물 9개동이 모두 타고 3개동이 일부 탔다. 3명이 다쳤고, 불은 약 25시간 만인 이튿날 오후 4시46분에야 완전히 꺼졌다.

화재 뒤 양주소방서는 산업시설의 연소 확대를 막을 시책을 마련했다. 양주홍죽경영자협의회도 공단에 초기 대응 장비를 요청했다. 이에 소방서가 구성·제안한 ‘이동용 비상소화키트’를 공단이 지원해 지난 8월 홍죽산단에 배치했다. 두 기관은 9월17일 입주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용 교육도 했다.

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홍죽산업단지 협진정공에서 훈련에 사용한 이동용 비상소화키트. 소방호스와 소화기, 소화전 밸브를 여는 공구 등을 이동식 카트에 모았다.

키트는 호스와 물을 뿌리는 관창, 밸브를 여는 공구 등을 이동식 카트에 모은 장비다. 공장 안의 소화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공설소화전의 물을 끌어다 쓸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공단은 연내 노후 산업단지를 우선으로 전국에 키트 40여개를 보급할 계획이다. 양주소방서는 공장 관계인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훈련을 이어갈 방침이다.

글·사진 송상호 기자 ss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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