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노후자금 국민연금, 회의록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

2026. 10. 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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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공개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과 5월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유예 등 투자 결정에 정부의 증시 부양 의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유예를 결정하면서 관련 회의록을 2030년에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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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공개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과 5월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유예 등 투자 결정에 정부의 증시 부양 의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당시 정부 정책을 총괄했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증인 채택도 촉구했다. 민주당이 응하지 않으면 국정조사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투자 전략 노출이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여당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는 "리밸런싱 유예는 당시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이견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면서 정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회의록 공개 여부는 기금운용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답변할 사안이라고도 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국민연금의 투자 결정이 독립적으로 이뤄졌느냐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유예를 결정하면서 관련 회의록을 2030년에 공개하기로 했다. 투자 원칙을 변경한 결정 과정이 앞으로 4년간 베일에 가려지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은 수익률과 위험 관리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투자 원칙을 바꾼 것이라면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투자 전략이 공개되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여당의 우려에는 일리가 있다. 현행 국민연금법 역시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회의록은 4년간 공개를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안정이 모든 정보를 감추는 만능 방패가 될 수는 없다. 구체적 설명조차 없이 비공개만 고집한다면 의혹은 더욱 커질 것이다.

국민연금은 정권의 증시 부양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안정적 노후를 책임지는 소중한 자산이다. 정부 정책과 투자 결정의 방향이 일치한다고 해서 정치적 개입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 합의로 이뤄진 결정이라는 해명만으로 의문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회의록 전체를 공개하기 어렵다면 시장에 민감한 내용을 제외하고 제출하거나 국회가 비공개로 열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특히 투자 원칙을 변경한 배경과 판단 근거, 의결 절차의 적정성만큼은 반드시 검증이 이뤄져야할 부분이다. 국민연금의 주인은 정부도, 정치권도 아닌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이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면서 그 결정 과정과 내용을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까지 회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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