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5000만 원이라니"...베트남, 초호화 아파트 열풍의 이면
![베트남의 한 고급 주택 단지의 모습 [사진=김혜인 통신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4/552779-26fvic8/20261014171713340bzxx.jpg)
베트남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브랜드 고급 주택을 보유한 국가로 나타났다. 호찌민에서는 초호화 아파트 가격이 1㎡당 10억 동(약 5100만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초부유층을 겨냥한 고급 주택 시장과 일반 시민들의 주거 현실 사이에 큰 격차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14일(현지 시각)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글로벌 브랜드 레지던스(GBR)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완공됐거나 개발 중인 브랜드 주택 1만6135가구를 보유해 아랍에미리트(UAE·8만4972가구), 미국(7만1592가구)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고급 주택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호찌민 중심부의 아파트 가격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 단지는 일반 신규 아파트보다 최대 5배 비싼 가격에 공급되면서 구매 가능한 계층이 제한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에이비슨영 베트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호찌민 초고급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당 약 1만8000달러(약 2413만원)로 집계됐다. 일반 고급 아파트 평균 가격인 8000달러(약 1072만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지역의 일반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1㎡당 3500~5900달러(약 469만원~79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 차이는 약 3~5배에 달한다. 특히 호찌민 중심부 벤탄시장 인근 일부 단지는 1㎡당 10억 동에 육박했다. 이들 초고가 주택은 리츠칼튼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도심 핵심 입지를 앞세워 소수의 부유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응우옌 타이 빈 베트남 부동산중개인협회 부회장은 최근 부동산 포럼에서 높은 분양가에 대해 투자자들이 브랜드 가치와 입지에 거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처럼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 때문에 도심 부동산은 참여자가 극히 제한된 시장이 됐다. 대다수 투자자는 자금 부족으로 이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남부 껀터 시내 전경 [사진=김혜인 통신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4/552779-26fvic8/20261014171714575cteo.jpg)
반면 일반 시민들은 높은 도심 집값을 피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초고급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중산층과 실수요자들은 주택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에이비슨영 조사에서 올해 2분기 빈즈엉 지역의 신규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당 2000~2900달러로 집계됐다. 옛 바리아붕따우 지역은 1800~5200달러 수준이었다.
호찌민 중심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구매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금리 안정과 합리적인 분양가를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주택 공급 구조에는 변화가 예상된다. 에이비슨영은 2027~2030년 호찌민에서 매년 3만 가구 이상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주거·상업시설을 조성하는 대중교통 중심 개발(TOD)과 제3순환도로 등 광역 교통망 확충이 중간 가격대 주택 공급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에이비슨영은 "도심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이들 주택이 청년층과 중산층 근로자의 실제 주거 수요를 충족하는 핵심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호화 아파트 확대를 바라보는 현지 여론도 엇갈리고 있다. 관련 기사에 댓글을 남긴 한 독자는 "고급 아파트가 세계 3위라지만 실제 거주자의 필요를 충족하는 시장인지, 초부유층 투자자를 위한 시장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독자는 "1㎡당 10억동에 달하는 가격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반응했다. 반면 "브랜드마다 겨냥하는 고객층이 다르고 베트남에도 부유층이 많다"며 고급 주택 시장의 성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베트남에서는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브랜드 주택 공급과 일반 시민을 위한 중간 가격대 주택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다만 도심의 높은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이 외곽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교통망 확충과 신규 주택 공급이 중산층의 주거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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