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굴려준다더니"…노후자금 날린 4050 개미들 '비명'

박주연 2026. 10. 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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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대표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수익률이 지난달 5%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금리 급등으로 펀드 대부분이 손실을 낸 가운데 국내 주식 비중과 환헤지 여부가 수익률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주 닐슨 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시장이 0.7% 움직인 달에도 같은 은퇴연도 펀드끼리 최대 5%포인트 넘게 수익률 차이가 났다"며 "같은 이름표 안에서 어떤 펀드를 고르느냐가 시장 등락보다 더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지난 30개월의 데이터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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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TDF 90% '마이너스'
수익률 상위는 국내 주식형
달라진 연금펀드 투자 공식
채권값 급락하자 줄줄이 하락
185개 종목 중 12개만 수익
ETF 고비중·환헤지 펀드 선방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연금 투자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챗GPT

퇴직연금 대표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수익률이 지난달 5%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금리 급등으로 펀드 대부분이 손실을 낸 가운데 국내 주식 비중과 환헤지 여부가 수익률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연도만 보고 TDF를 고르던 투자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한국퇴직연금데이터(글라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TDF 197개 상품 가운데 185개가 손실을 봤다. 손실 자체보다 눈에 띄는 것은 펀드간 수익률 격차다. 2055년 은퇴 예정자를 겨냥한 상품만 봐도 1위 펀드는 0.83%의 수익을 낸 반면 최하위 펀드는 4.74% 손실을 내면서 차이가 5.57%포인트에 달했다. 시장 전체 흐름을 보여주는 ‘GLIDE TDF 인덱스’의 한 달 낙폭(0.69%)의 여덟 배다. 해당 수익률은 금융투자협회 기준가로 산출한 운용펀드 기준으로, 수수료와 보수 등 비용을 떼기 전 수치다.

 ◇‘펀드 선택’이 수익률 좌우

TDF는 2035, 2055처럼 은퇴 목표 연도(빈티지)별로 상품이 나뉘고, 은퇴가 다가올수록 주식을 줄이고 채권을 늘리는 식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한다. 하지만 지난달 성과를 가른 것은 은퇴연도가 아니다. 빈티지 간 평균 수익률 차이는 최대 1.15%포인트에 그친 반면, 같은 빈티지 안의 상하위 격차는 7개 빈티지 모두 2.42~5.57%포인트로 그보다 컸다.

하락장을 피해 수익을 낸 12개 상품은 국내 주식을 많이 담았거나 환위험을 피한 펀드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KB코리아포커스적격TDF’는 TDF2040(1.60%), TDF

2050(1.98%), TDF2060(2.10%)에서 모두 1~2위에 올랐다. 국내 주식 중심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담아 운용하는 ‘삼성코리아EMP적격TDF’(2.14%)는 TDF2060 1위를 차지했다. 여러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자산배분형 ‘미래에셋전략배분TDF’는 6개 빈티지에서 모두 수익을 냈다. 환헤지(H)형과 환노출(UH)형이 나란히 있는 19개 상품 쌍에서는 예외없이 환헤지형이 평균 0.61%포인트를 앞섰다. 원·달러 환율이 석 달 연속 내린(원화 강세) 영향이다.

 ◇채권이 주식보다 더 빠져

펀드들이 일제히 손실을 낸 배경에는 채권 급락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3.75~4.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다. 연말 금리 전망치도 연 4.1~4.4%로 제시해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그 사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 달 새 0.5%포인트 넘게 올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5%를 넘어섰다.

금리가 뛰자 채권값은 곤두박질쳤다.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채권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ETF인 ‘아이셰어즈 코어 미국 종합채권(AGG)’은 지난달 2.61%

하락해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SPY)’의 낙폭(0.33%)을 크게 웃돌았다. 주식과 채권이 같은 방향으로 떨어지면서 채권으로 손실을 줄이는 TDF의 기본 구조가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은퇴가 가까워 채권 비중이 큰 TDF2025 상품군의 평균 손실률(0.97%)이 주식 비중이 큰 TDF2060(0.80%)을 웃돈 이유다. 영주 닐슨 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시장이 0.7% 움직인 달에도 같은 은퇴연도 펀드끼리 최대 5%포인트 넘게 수익률 차이가 났다”며 “같은 이름표 안에서 어떤 펀드를 고르느냐가 시장 등락보다 더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지난 30개월의 데이터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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