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곽빈 WC 결정전 성적이 왜 이래...그저 지난 일일 뿐인걸까 아니면 큰 경기 징크스일까

정철우 2026. 10.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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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순간부터 1차전 선발 투수는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2023년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곽빈에게 뼈아픈 실패로 남았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일반적인 포스트시즌 경기보다 선발 투수가 느끼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곽빈이 과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런 중압감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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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결정전 3차례 등판서 9.1이닝 10실점…에이스 이름값 못한 가을의 기억
2023년 NC전 5실점·2024년 KT전 1이닝 4실점…반복된 초반 붕괴가 최대 불안 요소
올 시즌 LG전 평균자책점 1.96·18.1이닝 27탈삼진…징크스 끊을 절호의 기회
출처:두산 베어스

(MHN 정철우 기자) 두산 베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순간부터 1차전 선발 투수는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곽빈이었다. 다른 선택지를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두산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곽빈은 단기전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춘 투수다.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품는 것도 결국 곽빈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곽빈이라는 이름 앞에 붙는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가을야구에서도 통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곽빈에게 가장 아픈 기억이 남아 있는 무대다.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위력적인 투구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좀처럼 재현되지 않았다. 한 번도 아니고 세 차례나 경험한 무대에서 기대만큼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곽빈은 2021년 처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했다. 상대는 키움 히어로즈였다. 당시 4.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해냈다.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었지만 쉽게 무너지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당시 곽빈은 지금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인정받던 시기가 아니었다. 경험과 완성도 모두 부족했던 젊은 투수가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압감 속에서 5회 가까이 버텨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여지가 있었다.
출처:두산 베어스

문제는 이후였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온 곽빈이 오히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더 크게 흔들렸다.

2023년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곽빈에게 뼈아픈 실패로 남았다. 3.2이닝 동안 5실점하며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홈런을 두 방이나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탈삼진 4개를 잡아낼 정도로 구위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온 실투가 문제였다. 상대 타자를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도 정작 승부처에서는 자신의 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더 충격적인 경기는 2024년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었다. 곽빈은 단 1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5개를 얻어맞으며 4실점했다. 경기 초반부터 무너진 탓에 반격할 기회조차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했다. 에이스가 가장 먼저 무너지면서 두산의 경기 운영 구상도 시작부터 어긋났다.
출처:두산 베어스

두 경기 모두 곽빈에게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2024년의 실패는 단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 넘기기 어려웠다. 이미 충분한 경험을 쌓았고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인정받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 상대 타선을 압도하던 곽빈이 왜 포스트시즌에서는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숫자는 더욱 냉정하다. 곽빈은 세 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총 9.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내준 실점은 10점이다. 단순 계산으로 9이닝당 9.64실점에 해당한다. 선발 투수로 세 차례나 기회를 얻었지만 한 경기 평균 3이닝을 조금 넘기는 데 그쳤다는 사실부터 아쉽다.

더 주목해야 할 기록은 볼넷이다. 곽빈은 9.1이닝 동안 무려 8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으로 환산하면 7.71개에 이른다. 단기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불필요한 출루를 스스로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곽빈은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다. 빠른 공의 위력과 변화구의 완성도가 뒷받침되면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그러나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승부를 서두르다 장타를 허용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과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나타났던 문제 역시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았다.
출처:두산 베어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일반적인 포스트시즌 경기보다 선발 투수가 느끼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시즌 전체가 끝날 수 있는 승부다. 정규시즌이라면 다음 등판에서 만회할 수 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그런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다. 초반 실점 하나가 경기 운영 전체를 바꿔놓을 수 있고, 선발 투수에게 주어지는 여유도 그만큼 줄어든다.

곽빈이 과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런 중압감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기록만으로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제구와 실투 관리가 동시에 흔들렸고, 그 결과가 조기 강판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같은 실패가 반복될까.

그렇게만 전망하기에는 올 시즌 곽빈이 보여준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인 LG 트윈스를 상대로 거둔 성적은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

곽빈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18.1이닝 동안 잡아낸 삼진은 무려 27개다. 9이닝당 탈삼진으로 환산하면 13.25개에 이른다. 단순히 실점을 억제하는 수준을 넘어 LG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했다는 의미다.
출처:두산 베어스

이 기록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LG 타선이 곽빈을 상대로 쉽게 공을 맞히지 못했다는 점이다. 단기전에서는 수비의 도움을 받아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투수 스스로 삼진을 잡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큰 무기가 된다. 주자가 득점권에 나가 있더라도 배트에 공을 맞히지 못하게 만들면 실점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곽빈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바로 그런 능력을 보여줬다. 18.1이닝 27탈삼진이라는 기록은 상대 타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압했는지 보여주는 확실한 근거다. 두산이 곽빈을 앞세워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정규시즌에서의 상대 전적이 포스트시즌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LG 역시 곽빈에게 세 차례나 당한 경험을 토대로 대비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제구 불안과 초반 실점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려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곽빈이 얼마나 빠르게 자신의 투구 리듬을 찾느냐다. 초반부터 지나치게 힘으로 누르려 하기보다는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야 한다. 불필요한 볼넷을 줄이고 실투를 최소화한다면 LG를 상대로 보여준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출처:두산 베어스

두산 입장에서도 곽빈의 초반 투구 내용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에이스가 긴 이닝을 책임져준다면 불펜 운영에 여유가 생기고 타선 역시 경기 후반까지 승부를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과거처럼 초반에 흔들린다면 두산은 가장 믿었던 카드가 무너진 상황에서 어려운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곽빈 개인에게도 이번 등판은 단순한 포스트시즌 한 경기가 아니다. 정규시즌의 에이스라는 평가를 넘어 진정한 큰 경기의 에이스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중요한 경기에서 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곽빈은 이미 정규시즌에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능력을 가을야구에서도 재현하는 것이다.

상대는 올 시즌 자신이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졌던 LG다. 3경기 평균자책점 1.96, 18.1이닝 27탈삼진이라는 확실한 자신감의 근거도 있다. 과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의 실패를 끊어낼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된 셈이다.

곽빈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공이 아니다. 이미 충분히 강한 자신의 공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던지는 것이다.

세 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남긴 9.1이닝 10실점이라는 아픈 기록을 이번에는 지워낼 수 있을까. 정규시즌의 LG 킬러가 가을야구에서도 같은 위력을 발휘한다면 두산의 도전은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된다. 그러나 또다시 초반부터 흔들린다면 곽빈을 따라다니는 큰 경기 징크스는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에이스의 진정한 가치는 모두가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순간 증명된다. 곽빈에게 그 순간이 다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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