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손님 모습 본뜬 ‘진저브레드’…엘리자베스 1세의 극진한 환대

관리자 2026. 10. 1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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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대영제국의 토대를 닦은 군주로 통한다.

엘리자베스 1세는 귀빈의 외모 특징을 살려 사람 모양의 진저브레드를 만들게 했다고 한다.

생강을 비롯한 향신료는 매우 귀하고 값비싼 식재료였기 때문에 진저브레드는 왕실의 부와 권위를 보여주기에도 적절한 선물이었다. 여왕은 진저브레드를 전담해 만드는 제빵사를 궁정에 둘 정도로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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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진저브레드
외교사절단 방문 때도 준비
전담제빵사 두고 특별 관리
생강 알싸한 풍미·개운한 맛
음료·케이크 등과 어우러져
동서양서 후식 재료로 활용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도 쓰이는 ‘진저브레드맨’ 쿠키. 생강과 여러 향신료를 넣어 사람 모양으로 만든 과자다. 클립아트코리아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대영제국의 토대를 닦은 군주로 통한다.

하지만 그녀가 왕위에 오르고 국왕으로서 권위를 인정받기까지 그 과정은 말 그대로 험난했다. 어머니 앤 불린이 아버지 헨리 8세에게 처형되면서 공주 지위를 잃었지만, 헨리 8세의 마지막 아내 캐서린 파의 도움으로 왕위 계승권을 되찾았다.

이복 언니 메리 1세 치하에서는 신교 성향을 드러내지 않은 채 숨죽여 지내야 했다. 왕좌에 앉고 나서도 정치적 견제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 여성이 왕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던 건 아니지만, 여성 군주의 통치를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이 강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그녀는 타고난 지혜와 결단력을 무기 삼아 반대파의 견제를 헤쳐나가며 왕권을 강화했다. 결혼하지 않은 자신의 처지를 오히려 ‘처녀여왕’이라는 정치적 이미지로 만들어 활용한 것도 그녀의 처세술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는 프랜시스 드레이크를 비롯한 사략(私掠)선장이 활약하면서 스페인의 선박과 항구를 공격해 왕실에 상당한 전리품을 안겼다. 잉글랜드는 해상 무역 확대로 적지 않은 부를 쌓았다.

그녀가 궁정을 방문하는 중요한 손님이나 외교 사절단을 대접할 때 준비한 선물이 있었다. 바로 생강으로 만든 과자 ‘진저브레드(gingerbread)’다.

엘리자베스 1세는 귀빈의 외모 특징을 살려 사람 모양의 진저브레드를 만들게 했다고 한다. 귀한 손님의 모습을 본뜬 맞춤형 과자로 지극한 환대의 뜻을 나타낸 셈이다.

생강을 비롯한 향신료는 매우 귀하고 값비싼 식재료였기 때문에 진저브레드는 왕실의 부와 권위를 보여주기에도 적절한 선물이었다. 여왕은 진저브레드를 전담해 만드는 제빵사를 궁정에 둘 정도로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생강은 다양한 음식에 두루 활용되는 식재료다. 클립아트코리아

강렬한 향을 지닌 생강은 김치 재료로 들어가거나 초밥에 절임으로 곁들이는 등 주로 식사 메뉴에 쓰이는 일이 많지만, 후식으로도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곱게 다져 아린맛을 뺀 생강을 꿀에 조린 뒤 생강 모양으로 만들고 잣가루를 묻힌 과자가 있는데, 오래전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나온 ‘강란(혹은 생란)’이다. 숙실과(熟實果)의 일종인 강란은 생강의 아린맛을 충분히 빼 부드럽고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

명절음식을 푸짐하게 먹고 나면 종종 소화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 식혜와 함께 식후에 즐기기 좋은 음료로 수정과가 있다. 생강과 계피의 알싸한 향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홍콩에서 볼 수 있는 생강우유푸딩도 있다. 따뜻한 우유에 생강즙을 넣으면 생강에 든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작용해 우유가 응고된다. 부드러운 식감에 생강의 톡 쏘는 풍미가 더해져 색다른 맛을 낸다.

서양에서도 생강은 각종 후식을 만들 때 쓸모가 많은 식재료다. 칵테일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진저에일’은 생강향을 낸 탄산음료로 한결 독특한 풍미를 더해준다.

파운드케이크나 스펀지케이크에 생강을 더하기도 한다. 진저브레드는 생강·계피 같은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데, 크리스마스에 흔히 볼 수 있는 사람 모양의 쿠키가 바로 ‘진저브레드맨’이다. 영화 ‘슈렉’에도 진저브레드맨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가을 햇생강을 구매했다면 가능하면 빨리 소진하고 신문지 등으로 감싸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생강은 생각보다 보존성이 좋지 않다. 만약 곰팡이가 피었다면 그 부분을 잘라서 먹기보다 통째로 버리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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