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주연’ 뒤에 ‘명품 조연’

이소연 기자 2026. 10. 14.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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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의 '슈퍼스타' 김도영(23)은 2026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한 방으로 홈런왕 타이틀과 팀의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을 모두 확정했다. 12일 광주에서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2-2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LG의 세 번째 투수 케네디(32)를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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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 최종전 45호포, 첫 홈런왕 올라
박재현, ‘20-20 클럽’ 앞에서 욕심 내려놓고… 마지막 타석 기습 번트로 金 결승포 마중물
金 코뼈 골절때도 병실 달려가 말동무 자처… 朴 “한국시리즈 1번 타자, 상상만 해도 설레”
김도영(왼쪽), 박재현. 뉴시스
프로야구 KIA의 ‘슈퍼스타’ 김도영(23)은 2026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한 방으로 홈런왕 타이틀과 팀의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을 모두 확정했다. 12일 광주에서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2-2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LG의 세 번째 투수 케네디(32)를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45호이자 팀의 3위를 확정한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개인 통산 100번째 홈런을 가장 극적인 순간에 쏘아 올린 김도영은 생애 두 번째 최우수선수(MVP)에도 성큼 다가섰다. 김도영은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우고도 타율 0.308(9위), 45홈런(1위), 118타점(공동 4위), 120득점(2위), OPS(출루율+장타율) 1.060(2위)의 호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김도영 뒤엔 ‘명품 조연’이 있었다. 3년 후배 박재현(20)이다. 이날 KIA의 2번 타자로 나선 박재현은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초구에 기습번트를 댄 뒤 1루까지 전력 질주해 출루에 성공했다. 이 타석은 박재현이 올 시즌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1회말 선제 1점포로 시즌 19호 아치를 그린 박재현은 홈런 하나만 더 보태면 자신이 ‘슈퍼스타’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 기록 대신 출루를 택했고, 이 번트안타는 김도영의 역전 결승포를 부른 마중물이 됐다.

프로 2년 차 박재현은 올해 KIA의 테이블세터로 자리해 김도영의 타점 행진에 큰 역할을 했다.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9홈런, 21도루를 남긴 박재현은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는 한 것 같다. (김)도영이 형에게 더 많은 타점을 챙겨주지 못해 20점은 뺐다”며 웃었다. 이어 “포스트시즌엔 어떻게든 1루로 살아 나가 도영이 형에게 ‘타점 먹방’을 할 기회를 더 많이 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도영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도 곁에는 박재현이 있었다. 김도영은 지난달 9일 광주 NC전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하다 타구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박재현은 당일 경기를 마치자마자 김도영의 병실로 달려가 새벽까지 말동무를 자처했다. “형 같은 타자가 왜 번트를 대냐”는 동생의 타박에 김도영은 부상을 털고 웃음을 되찾았다.

박재현의 ‘아홉수’ 땐 김도영이 손을 내밀었다. 박재현은 7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99번째 안타를 친 뒤 폭염 브레이크와 부진이 겹치며 8월 11일까지 침묵했다. ‘안타 시계’가 멈춰 선 박재현에게 김도영은 “겨우 100안타 치고 말 거냐. 너는 한 시즌에 150안타는 쳐야 하는 선수”라며 기를 살렸다. 이 한마디에 아홉수를 털어낸 박재현은 12일 최종전에서 151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박재현은 가을야구에서도 ‘명품 조연’을 꿈꾼다. 박재현은 “요즘 한국시리즈 1차전에 1번 타자로 들어서는 상상을 자주 한다. 그런 큰 무대를 형들보다 먼저 밟을 생각을 하면 벌써 설렌다”며 웃었다.

이 꿈이 이뤄진다면 ‘진짜 호랑이’ 덕분일지도 모른다. 박재현은 김도영과 함께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에버랜드를 찾아 백호를 만나고 왔다. 살아 있는 호랑이와 눈을 맞추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호랑이 군단’의 전설 때문이다. 박재현은 ‘한국시리즈에 가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 준PO에 직행한 KIA는 17일 안방에서 LG-두산의 승자와 준PO 1차전을 치른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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