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장을 가다/황인찬]도요타-혼다 태어난 日 ‘제조업 성지’… 이젠 中 신차 뜯어보며 기술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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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는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의 도시라고 불린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차에 대한 일본 업계의 경계심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1980년대 대부분의 일본 자동차 업체가 미국 시장에 주력하던 시기에 인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진출했다.
지난달 17일 찾은 하마마쓰의 스즈키 역사관에는 창업자가 어머니를 위해 만든 직기가 전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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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쇠퇴 속 해외 신차 연구지로 특화
연회비 10만 원에 신차 분해 연구 가능… BYD 등 중국 차 기술 분석하는 日 기업
창업 117년 스즈키, 본사는 지방 유지… 지자체와 지역 손잡고, AI 도전도 지원
일자리 많지만 인구 감소세는 이어져… 엔화 약세에 외국인 노동자, 韓 선택도


● 지자체 지원으로 해외 신차 공동 연구

현재 대기업 118개, 중소기업 398개 등 516개 회원사가 있다. 연회비는 1만2000엔(약 10만2000원) 정도라 기업의 부담이 적다. 그 대신 시즈오카현과 하마마쓰시가 합해 연 1억5000만 엔(약 12억7000만 원)을 지원해 신차 구입 등에 사용한다.
현장에는 각국의 자동차와 오토바이 총 25종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독일(8종), 일본(6종), 미국과 중국(각각 3종) 순이었다. 특히 중국 BYD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인 ‘아토 3’의 경우 전시장 중앙에 차체와 모터, 배터리 등이 각각 분해돼 있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차에 대한 일본 업계의 경계심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면 한국차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만 전시돼 있었다.
호리 가즈노부(堀算伸) 차세대자동차센터 센터장은 “중국 자동차의 급성장 배경에 대해 회원사들의 관심이 많다”며 “일본은 여러 안전 조치와 심사 때문에 신차 출시가 지연되는 반면에 중국차들은 우선 시장에 출시하고 보완을 하는 형태여서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 뒤처진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피지컬 AI’ 연관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었다. 공익재단법인 ‘하마마쓰 이노베이션 추진기구’는 올해 8월부터 인도의 AI 기업과 손잡고 지역 중소기업들의 AI 산업 전환을 지원하고 나섰다. 해당 기구의 에마 마사노부(江馬正信) 전무이사는 “피지컬 AI로의 변화는 개별 중소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로 현재 회원사들로부터 의견 수렴을 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스즈키 또한 ‘야라마이카’ 정신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스즈키 창업자 스즈키 미치오(鈴木道雄)는 21세 때인 1908년 낮에는 농사를 하고 밤에는 직조 일을 하던 어머니를 돕기 위해 직접 직기를 만들었다. 이 직기가 생산성이 좋다고 주변에 입소문이 나며 1909년 스즈키식직기제작소를 세웠다. 이후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로 신사업을 확장하며 기업을 키웠다. 특히 1980년대 대부분의 일본 자동차 업체가 미국 시장에 주력하던 시기에 인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진출했다. 스즈키는 인도 현지에서 1983년부터 자동차 생산을 시작한 뒤 생산능력을 확대했고, 지난달 기준 인도 승용차 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했다.

그런 스즈키는 창업 이후 11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하마마쓰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인재와 자본이 도쿄로 쏠리는 ‘일극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지방에 남은 것이다. 구마타키 준야(熊瀧潤也) 스즈키자동차 경영기획본부장은 “본사를 도쿄로 이전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하마마쓰를 떠난다는 건 회사와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사건”이라며 본사 이전 계획이 없다고 했다. 우수 인재가 지방 근무를 꺼리는 것에 대해서는 “요코하마와 오사카 등에 근무지를 분산 배치하고 순환 근무제를 실시해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엔화 약세에 외국 노동자들 日 대신 韓 간다”
하마마쓰의 인구는 약 76만5000명(올 1월 기준)으로 20년 전 정점을 찍었던 약 80만4000명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기업이 많아 상대적으로 일자리는 풍부하지만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와 일손 부족을 메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엔화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가 받는 임금 가치가 줄어들면서 일본 노동 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직원 약 400명의 한 현지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엔저 현상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임금 조건이 유리한 한국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6일 하마마쓰시에서 열린 국제포럼에서 만난 나카노 유스케(中野祐介) 시장은 “인도, 베트남 등 현지 대학과 양해각서(MOU)를 맺어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내년 국제학교를 개교하는 등 외국인들이 지내기 편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마쓰에서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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