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쿵 소리와 검은 연기”… 영일만서 펼쳐진 해상 구조작전
동해안 지진해일 발생 상황 가정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서 훈련
해경·포항시 등 9개 기관·단체
함선 11척·항공기 2기 등 동원
생명 구조 등 현장 대응력 점검

13일 오후 3시, 포항 영일만 신항만 앞 바다. 기자들이 탑승한 대저페리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선내에 긴급 상황 전파 방송이 울려 퍼졌다. 일본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동해안에 최고 3m 높이의 지진해일이 밀려오는 절체절명의 가상 상황이다. 해경의 4분기 '수난대비기본훈련'이다.
해양경찰의 신속한 해상 대피 유도에 따라 항내에 있던 선박들이 잇따라 외해로 대피하던 중, 너울성 파도로 인해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기관실에 유입된 바닷물이 화재로 이어졌다. 펑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후미를 감싸 안았고, 기관이 멈춰 서며 선원 7명과 승객 20명 등 27명의 승선원은 순식간에 고립됐다.

배상현 엘도라도호 선장의 신고를 받은 포항해양경찰서 종합상황실이 즉시 구조 세력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굉음과 함께 포항항공대 해경 회전익 헬기가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상공에 도착했다. 헬기에서 내려온 항공구조대원이 신속하게 갑판으로 내려서 응급처치를 마친 뒤, 호이스트(크레인)를 이용해 환자를 하늘 위 헬기로 끌어올렸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일초의 비상 구조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이어 화재 공포로 바다로 뛰어든 8명의 해상 추락자 구조작전이 펼쳐졌다. 구명조끼조차 입지 못한 채 거친 파도에 떠내려가던 2명의 긴급 구조자를 발견하자, 포항 구조대와 연안구조정, 해경 단정들이 순식간에 물살을 가르며 다가가 구조해 냈다.
구명뗏목에 올라탄 승객을 향해서는 507함 단정이 신속하게 접근해 등선 구조를 진행했다. 승객 역할을 맡은 선린대학교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 안전하게 함정으로 이송되자 현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날 훈련에는 해양경찰청을 비롯해 경북도청, 포항시청, 포항북부소방서, 해병대, 민간 해양재난구조대 등 9개 기관·단체에서 함선 11척, 항공기 2기, 차량 3대 등이 총동원됐다.
조보현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이번 훈련은 선박 대피와 여객선 대형 사고에 대비해 실제 상황과 똑같은 환경에서 화재진압, 생명구조 등 현장대응능력을 점검하고 관계기관 간 협력 체계를 점검하는 훈련"이라며 "대규모 해양사고 발생 시에는 관계기관의 신속한 상황 공유와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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