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반토막’… 유럽·중동 부진 속 업체별 ‘희비’

홍승표 기자 2026. 10. 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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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내 타워크레인 전경. (픽사베이 제공)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이 올해 들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체코 원전 수주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유럽 지역 실적이 크게 줄어든 데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건설사는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수주액을 크게 늘리는 등 업체별 희비는 엇갈렸다.

13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6억602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3억2941만달러보다 50.0%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9월 198억1927만 달러였던 유럽 수주액은 올해 6억408만달러로 96.9% 급감했다. 같은 기간 중동 수주액도 109억4936만달러에서 59억1288만달러로 46.0% 줄었다.

유럽 지역의 수주 감소분은 192억1519만달러로 전체 해외수주 감소액의 약 93%에 달했다.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이라는 초대형 사업이 수주 실적에 반영되며 비교 기준이 크게 높아진 데 따른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올해는 이에 상응하는 대규모 계약이 집계되지 않으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동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수주 환경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운송 차질과 에너지 인프라 피해 등이 발생하며 프로젝트 발주 일정과 사업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체 수주 실적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업체별 성적표는 엇갈렸다.

삼성E&A는 올해 1~9월 50억2287만달러를 수주하며 업체별 해외수주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406만달러보다 163.8% 증가한 규모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 애그리뉴트리언츠가 발주한 SAN-7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를 34억6318만달러에 수주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현대건설은 36억7517만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억5191만달러와 비교할 경우 9.3%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설사업 등의 수주를 통해 35억1364만달러를 확보하며 업체별 수주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3분기 추가 수주액은 1억6153만달러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28억8059만달러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없었으나 올해 상반기 미국 루이지애나 델핀 FLNG 프로젝트 1호기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확보하며 단숨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쌍용건설은 24억3914만달러로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8230만달러보다 약 764% 증가했다. 지난 9월 싱가포르 뜽아 종합병원 건설공사를 20억9208만달러에 수주하며 실적이 크게 늘었다. 앞서 상반기에는 아랍에미리트(UAE) 키파프 개발사업과 적도기니 대통령 관저 신축공사 등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5억8368만달러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5882만달러와 비교하면 48.2%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사우디 자푸라 열병합발전소 2단계 공사에 이어 오만 미스파·두쿰 발전사업 등을 확보하며 수주액을 끌어올렸다.

반면 지난해 1~9월 해외수주 선두를 달렸던 삼성물산은 올해 동기 6위로 내려앉았다. 삼성물산의 올해 1~9월 해외수주액은 10억378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억375만 달러보다 81.5%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UAE 알다프라 발전사업과 카타르 두칸 태양광 발전소 등 중동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수주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중동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지 못하면서 실적이 크게 줄었다. 대신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와 베트남 산업시설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중동 전쟁과 대외 경제 불확실성 등 변수들이 발생하며 수주 환경이 악화됐다”며 “공사비와 자잿값 부담과 주요 발주국의 투자계획 변경, 대형 사업 계약 지연 가능성 등이 있어 4분기 수주 실적도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승표 기자 spho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