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포스코 신규 원전 MOU 잠정 보류

경북도와 영덕군, 포스코홀딩스가 민간참여형 신규 원전 도입을 위해 추진하던 업무협약(MOU) 체결을 잠정 보류한 가운데, 이번 결정이 영덕군의 실질적인 사업 참여와 지역 이익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영덕군에 따르면 세 기관은 오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체결할 예정이었던 업무협약을 연기하고,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원전 관련 공론화 결과를 지켜본 뒤 협력 재개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협약에는 민간참여형 신규 원전 도입 기반을 마련하고, 원전 전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이 진행 중이고 정부가 원전 관련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을 전제로 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 보류를 두고 지역에서는 사업 추진 여부뿐 아니라 영덕군이 향후 발전사업에 어떤 지위와 권한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범영덕원전유치위원회 이광성 위원장은 이번 일정을 단순한 사업 지연으로 볼 것이 아니라 영덕의 미래를 협약에 반영할 준비 기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MOU는 법적 구속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향후 사업 추진 방향과 협상 구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영덕군이 협약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이번 체결 보류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덕군이 단순히 원전 부지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사업의 실질적인 참여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전사업 법인(SPC)에 대한 영덕군의 지분 참여 가능성을 비롯해 투자 재원과 위험 부담, 발전 수익의 지역 환원, 군민 일자리 창출과 지역산업 육성 방안 등을 협약 체결 전에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수소환원제철 전환 구상도 이번 논의의 주요 배경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수소 생산시설과 제철 공정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중요하다.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에도 포스코홀딩스의 동남권 수소환원제철 설비 구축과 수소 100만t급 수전해 시설·배관망에 대한 민관 합동 투자 구상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원전 전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 방안과 민간 참여형 발전사업 구조 등이 검토될 수 있지만, 영덕 신규 원전 건설이나 구체적인 사업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발전사업 법인 설립과 전력 공급 구조, 참여 기관별 역할 및 비용 분담 등도 주요 검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영덕군이 협상에 앞서 원자력과 전력시장, 법률·금융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역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포스코에는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하지만 영덕에는 앞으로 수십 년간 군민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 기반이 필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MOU를 얼마나 빨리 체결하느냐가 아니라 협약에 영덕의 미래를 얼마나 충실히 담아내느냐"라고 말했다.
향후 세 기관의 협력 재개 여부는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원전 공론화 결과, 민간 참여를 위한 제도적 여건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덕군이 정책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지분 참여와 수익 환원, 고용 및 산업 육성 등 구체적인 상생 조건을 얼마나 마련하느냐가 향후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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