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나면 퇴사” 70%가 답변…금융위 세종행에 술렁이는 금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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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이 확정되면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돼온 금융감독원과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다시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수도 서울·행정수도 세종' 구상 이후 서울 잔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금융권에서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의 세종행을 향후 이전 논의의 위기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정부가 금융위의 세종 이전 방침을 발표한 뒤 금감원과 국책은행 노조들은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행정기관인 금융위와 금감원·국책은행의 이전은 별도 절차로 진행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확정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위의 세종행이 먼저 현실화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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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국책은행 노조, 2차 공공기관 이전 향방 촉각
산은 실무자 69.9% “이전 시 이직·퇴사 의향”
수은 쟁의권 확보 절차…총파업 가능성도 열어둬
![지난 8월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지방이전 결사저지를 위한 예금보험공사·금융감독원 노동조합 공동 대응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3/ned/20261013141558595ixcr.jpg)
[헤럴드경제=박혜림·서상혁 기자]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이 확정되면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돼온 금융감독원과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다시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수도 서울·행정수도 세종’ 구상 이후 서울 잔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금융권에서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의 세종행을 향후 이전 논의의 위기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정부가 금융위의 세종 이전 방침을 발표한 뒤 금감원과 국책은행 노조들은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행정기관인 금융위와 금감원·국책은행의 이전은 별도 절차로 진행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확정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위의 세종행이 먼저 현실화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향후 대응 방향을 고심 중이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금융위 세종 이전 발표 이후 정부의 후속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미 지방 이전 가능성을 둘러싼 반발이 상당하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달 지방 이전에 대한 우려를 담아 직원 1679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전문인력이 빠져나갈 경우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검사·감독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의 핵심 우려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도 금융위 이전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3대 국책은행 노조는 지난달 이 대통령이 서울을 경제수도, 세종을 행정수도로 육성하는 구상을 밝히자 이를 국책은행의 서울 잔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 지방 이전 결정이 발표되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연 지방이전 반대 공동 집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3/ned/20261013141558915rkbl.jpg)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가 이전하는 것이 딱히 효율적일 것 같지는 않다”며 “저희도 앞으로 정부가 국책은행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놓는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입은행이나 금감원 등 다른 기관과도 소통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공동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젊은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최근 산업은행 노조가 직원 19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7.4%가 본점 이전에 반대했다. 본점 이전 시 이직·퇴사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57.4%였고 40대 이하 실무자급에서는 69.9%까지 높아졌다. 가족과 함께 이전 지역으로 이주하겠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이 관계자는 “실무자급에서는 70% 가까이가 이전이 추진되면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이야기가 반복되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도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수출입은행 역시 금융위 이전과 국책은행 이전은 별개 사안이라는 점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이번 결정을 향후 이전 논의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 노조 관계자는 “정부 부처와 금융기관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경계해야 할 위험 신호”라며 “금융이 집적산업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는데 금융위 이전이 현실화한 만큼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지방 이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비해 쟁의권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기관별 이전 대상이 발표됐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갖고 있는 것이 목표”라며 “필요할 경우 총파업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인력 이탈 우려도 작지 않다. 노조 측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직원의 34%가 6년차 이하다. 이런 가운덴 최근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매달 2명 안팎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젊은 직원들이 계속 나가고 있고 취업 스터디 등 이직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있다”며 “6년차 이하 직원이 한꺼번에 빠질 경우 방산·원전 등 전문성이 필요한 정책금융 업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로고. [각사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3/ned/20261013141559188broz.png)
국책은행 중에서는 산은의 이전 방향이 가장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산은은 앞서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전력이 있어 다시 이전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부산행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점쳐진다. 부산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산은 유치를 요구해왔다는 점도 변수다. 다만 실제 본점 이전을 위해서는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규정한 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직 특정 지역으로 후보지가 좁혀진 단계는 아니다. 기업은행을 두고는 부산·대구·전북 등 지역 정치권에서 유치 요구가 이어져왔고 수출입은행도 부산을 비롯한 지방 이전 요구가 제기돼왔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과 배치 지역을 구체화하면 국책은행을 둘러싼 지역 간 유치전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세종 이전 방침을 전달받은 금융위 내부는 탄식만 쏟아지고 있다. 금융위 직원들은 앞선 이 대통령의 ‘서울 경제수도’ 발언 이후 지방 이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무관은 “전세대출 연장 등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웠는데 모두 갈아 엎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 정원 기준 9929명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민간 임차청사를 활용해 이전하는 기관에 포함돼 2027년 하반기 세종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정부는 수도권 과밀 완화와 국가균형발전, 세종 중심의 국정 운영체계 구축을 이번 이전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번 발표는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관한 결정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과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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