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반도체 호황 세수, 미래 위기 대비해 비축해야”…확장재정에 경고

김혜란 기자 2026. 10. 1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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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에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당장 지출하기보다 미래 경제위기에 대비해 비축하라고 권고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호황이 꺾일 가능성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IMF가 재정 여력 확보를 강조한 배경에는 AI 투자 호황의 불확실성이 있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호황이 세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한국 역시 단기적인 재정 확대보다 중장기 재정 안정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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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
국채금리 상승·AI 투자 조정 경고…“좋을 때 저축”
일시적 세수로 지출 확대 땐 불균형 초래 우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 발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에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당장 지출하기보다 미래 경제위기에 대비해 비축하라고 권고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호황이 꺾일 가능성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으로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재정 건전성 강화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13일 공개한 10월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AI 주도 시장 조정과 국채금리 급등, 사이버 위협을 세계 금융시장의 3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AI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정부부채가 누적되면서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은 약해졌다는 진단이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IMF 부국장은 8일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GFSR 토큰화 챕터 발표 행사 이후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AI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추가 세수의 신중한 활용을 주문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세수를 활용해 약 5조 원 규모의 국채를 상환한 사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추가 재정 수입은 상황이 악화할 때를 대비해 우선 저축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밤바키디스 부국장은 “한국은 AI 발전의 최전선에 있고 주식시장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이러한 성과가 상당한 재정 수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가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 수입이 안정적으로 이어진다면 미래 세대를 위한 활용을 검토할 수 있지만 성급한 지출 확대는 경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좋을 때 저축해야 어려울 때 지출할 수 있다”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화도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 정책 효과가 상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IMF가 재정 여력 확보를 강조한 배경에는 AI 투자 호황의 불확실성이 있다. 밤바키디스 부국장은 현재 AI 관련 기업의 주가가 반드시 과도하게 고평가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경제와 금융시장의 AI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달걀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아놓은 것과 같다”며 AI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충격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형 기술기업이 AI 기업에 투자하고 이들 기업이 다시 반도체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하는 순환금융 구조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공개된 순환금융 거래 13건에는 약 3000억 달러의 지분 투자와 6500억 달러의 부채 조달이 연계돼 있다. 투자 성과가 부진하면 자금 공급 위축과 매출 감소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채금리 상승도 재정 부담을 키우는 변수다. IMF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망 변화가 올해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부채가 많은 국가는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과 차환 부담이 늘어나면서 재정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IMF는 높은 정부부채와 인플레이션으로 각국의 재정·통화정책 대응 여력이 과거보다 제한됐다고 진단했다. 위기가 닥친 뒤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기 어려워진 만큼 평상시에 재정 완충력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호황이 세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한국 역시 단기적인 재정 확대보다 중장기 재정 안정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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