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어둠의 오은영' 인기에…주민들은 "밖을 못 나가"
[앵커]
"부모님 말 안 들으면 귀신이 잡아간다"는 옛 어른들의 경고를 요즘은 귀신이 직접해준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도로가 꽉 막힐 정도로 민속촌이 아이들 예절 교육 장소로 각광을 받으면서 귀신들도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들이 온 아이들은 다가올 일을 모르고 웃습니다.
[지성인·장서아/경기 시흥시 : 참교육. 아기들 밥 안 먹거나, 잠 안 자거나, TV 보거나, 떼쓰거나 이런 거…]
[이소연/충남 천안시 : '어둠의 오은영'인가 막 그렇게 해가지고. 편식이 심해가지고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서 왔어요.]
이곳은 한국민속촌입니다.
입구부터 아이들 손 잡고 온 가족들로 붐비는데요.
사실 이곳이 부모들 사이에서 족집게 예절 학원으로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저도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이들을 맞아주는 건 바로,
[김도연/신부귀신 : 말 잘 들을 거니? 말 잘 들을 거야? '네' 해야지.]
귀신입니다.
SNS에선 육아 해결사로 소문났습니다.
맨날 싸운다는 이 아이들.
[김도연/신부귀신 : 둘이 싸웠어, 안 싸웠어. {안 싸웠어요.} 싸웠어요, 안 싸웠어요 얘네? {싸웠어요.} 둘 중에 누굴 데려가나! 널 데려가야겠다. {얘 데려가요.} 얘 데려가라고? 아니!]
1분 만에 눈물의 화해를 했습니다.
[김도연/신부귀신 : 그래 얘들아. 말 잘 들어야 돼. 인사하고 가야지! {안녕히 계세요.}]
[둘이 뽀뽀해. 볼에.]
AS까지 확실합니다.
[김도연/신부귀신 : 엄마, 내 전화번호 알잖아요. 말 안 들으면 나한테 또 전화해요. {네.}]
부모들은 대만족입니다.
[최명길·최조이/서울 서대문구 : 효과 너무너무 있어요. {집에서 엄마가 이렇게 혼내면 안 듣나요?} 네, 말을 안 듣는데 확실히 도깨비를 무서워해가지고…]
광장 한복판에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전부 혼나러 온 사람들입니다.
[조은호/묘귀 : 이리 와라!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말 잘 들을 거야!}]
격해 보이지만 마음은 진심입니다.
[김도연/신부귀신 : 제가 어렸을 때 엄마한테 많이 들었던 잔소리를 기억해내서 '내가 어떻게 혼났었지'라는 것도 떠올려서 그것도 많이 써먹고. 오은영 선생님 같은 경우 많이 찾아보고…]
아이들 울음소리가 커지는 사이, 밖에서도 소란입니다.
민속촌 입구까지 1km 정도 남은 길목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들어가려는 차들로 도로가 꽉 막혀 있습니다.
[박현우/경기 수원시 : 한 번 이렇게 막히면 한 30분씩 걸려요. 나가는데.]
3200대 규모 주차장에 주말마다 2만 명이 몰립니다.
경적 소리가 계속 울리고,
[교통경찰 : 이리 오라고요 빨리, 오라고요! 빨리!]
아파트 앞까지 가득 메운 차들, 주민들은 나가길 포기합니다.
[홍모 씨/경기 용인시 보라동 : 그냥 갇혀 산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냥 동네가 이 민속촌 들어가는 차로 막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아무것도.]
그런데 마땅한 대책이 없습니다.
[용인시 관계자 : 크게 개선이 좀 어려운 지점이다 보니까 수요를 줄여야 이제 좀 완화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라서…]
사람이 덜 와야 한다지만 부모들한텐 이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홍아름·이서우/인천 가정동 : 직업 체험하는 데라든지,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데는 있지만 옛날 체험을 할 수 있는 데는 그렇게 많지 않아가지고…]
모두가 불편하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게 과제로 남았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 곳이 그 마을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풍경이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어야겠습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광준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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