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물 걷으면 비닐 한가득…한강하구 상류에 차단시설 설치해야

변성원 기자 2026. 10.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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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한강하구 쓰레기'

강화군 더리미포구 주변 해역
공무원·연구진 어선 타고 조사
어획물 사이 다량 쓰레기 발견

수면보다 중·저층에 4.5배 추정
연구진 “유입 단계부터 차단을”
市 “안정적 관리 재원 마련할 것”
인천시 담당 공무원과 인하대 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 연구진이 12일 강화군 더리미포구 인근 해역에서 걷어 올린 그물에서 발견된 쓰레기를 분석하고 있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쓰레기가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어민들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바다에 던져둔 그물을 끌어올리면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선별 작업만 여러 번 거쳐야 해요."

12일 오전 10시40분쯤 인천 강화군 더리미포구. 이날 인천시 공무원과 인하대 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 연구진이 한강하구 쓰레기 이동과 분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해양쓰레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해안가 곳곳에서는 이미 물에 떠밀려온 쓰레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취재진과 연구진이 어선을 타고 이동한 주변 해역에서 어민이 물속에 던져둔 그물을 걷어 올리자 어획물 사이로 수많은 쓰레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물에 건져진 쓰레기는 대부분 크고 작은 비닐류였으며 일부 플라스틱류도 섞여 있었다. 한 과자 봉지에는 '부산직할시 동래구 부곡동'이라는 주소가 적혀 있었는데 부산직할시가 1995년 광역시로 변경된 점을 미뤄보면 쓰레기가 수십년간 한강하구에 떠돌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심 6~9m 저층부에 2시간가량 던져둔 그물에서도 쓰레기가 다량 발견되면서 수면 위에서는 보이지 않던 쓰레기가 물속에 상당량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 이날 현장 조사 직후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한강하구 쓰레기 이동 예측 모델링' 용역 중간보고회에서는 한강하구 중층·저층에 존재하는 비닐 쓰레기가 표층과 비교할 때 약 4.5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12일 인천 강화군 더리미포구 인근 수중에서 건져진 쓰레기들 모습.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연구진은 농도가 짙은 토사가 물속에 떠다니는 한강하구에서 퇴적물이 쓰레기에 달라붙으면서 무게가 증가해 하구 중·저층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쓰레기 분포와 한강하구 특성에 맞춰 쓰레기 차단시설 설치 깊이와 시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쓰레기는 물론 수중 쓰레기까지 고려해 수거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쓰레기가 한강하구에 도달하기 전 유입 단계에서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하굿둑으로 막히지 않은 한강하구에 육상에서 쓰레기가 다량 유입되는 만큼 상류에서 차단막을 설치해 하구로 흘러드는 쓰레기를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시는 앞으로 정점별 현장 조사로 축적되는 데이터와 모델링 분석 결과를 결합해 한강하구 쓰레기 이동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서울·경기·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승환 시 환경국장은 "인천시는 매년 약 78억원을 투입해 한강하구 쓰레기 수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오염물질 유입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체계적 조사를 통해 차단시설 설치와 안정적 한강하구 관리 재원 마련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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