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암 진단의 시야를 넓히는 핵의학

암을 진단받고 치료 과정을 거치다 보면 여러 종류의 영상 검사를 접하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비슷해 보이는 검사를 왜 여러 차례 받아야 하는지, 하나의 검사만으로는 암의 상태를 알 수 없는지 궁금할 수 있다. 이는 검사마다 확인하는 정보와 역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암의 위치와 크기, 주변 조직과의 관계뿐 아니라 병변의 여러 특성을 종합해야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영상 검사는 우리 몸 안의 병변을 발견하고 위치와 형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암 진료에서는 병변이 '어떻게 생겼는가'뿐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암은 발생 부위와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한 가지 정보만으로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핵의학은 다른 영상검사와 구별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핵의학 검사에서는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적·대사적 변화를 영상으로 확인한다. 장기의 모양이나 구조뿐 아니라 특정 조직의 기능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된다.
대표적인 핵의학 영상검사인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은 방사성의약품이 체내에 분포하는 양상을 영상화해 조직의 대사와 기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암 진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병변의 특성과 범위, 전이 여부 등을 평가한다. 다만 이러한 정보만으로 질환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방사성의약품의 섭취는 암뿐 아니라 여러 생리적 또는 병리적 상황에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ET을 비롯한 핵의학 영상은 환자의 병력과 증상, 다른 검사 결과를 함께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각 정보의 의미를 파악하고 진료에 어떻게 연결하느냐이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영상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검사도 있다. 바로 PET-MRI다. PET-MRI는 PET의 기능적·대사적 정보와 MRI의 해부학적 정보를 결합해 병변을 보다 다각도로 볼 수 있는 영상검사다. MRI가 인체의 구조와 연부조직을 세밀하게 평가한다면, PET은 조직의 대사와 기능적 변화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통해 병변의 위치와 형태, 대사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암 진료에서는 각 검사가 제공하는 정보를 환자의 병력과 증상 등 임상 정보와 함께 해석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정보가 치료 방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진료과의 판단을 함께 고려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실제 진료에서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다학제 진료다. 같은 검사 결과라도 진료과에 따라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과 임상적 의미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를 함께 나누고 해석하는 것이 다학제 진료의 핵심이다. 한림병원 역시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긴밀히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여러 검사 결과와 환자의 임상 정보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적인 판단을 더해 검사 결과의 의미를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이를 적절한 치료 방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관점에 머무르지 않고 환자의 상태를 여러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한 치료 방향을 찾아가는 출발점이 된다.
/김우형 한림병원 핵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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