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공급망·오픈웨이트 모델, 중국 의존 상당히 크다

임화섭 2026. 10. 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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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을 '승자독식' 경쟁으로 묘사하는 일이 흔하지만, 실제로는 AI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크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DC 소재 컨설팅 업체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파트너인 폴 트리올로는 WP에 "미국 경제 전체를 견인하고 있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폐쇄형 모델 기업들에 중국 기업들이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제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 과연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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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드웨어 공급과 제조업 적용에서 강점
도어대시·에어비앤비 등 미국 기업들도 업무에 중국 모델 사용
문샷 AI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일러스트레이션.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을 '승자독식' 경쟁으로 묘사하는 일이 흔하지만, 실제로는 AI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크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런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중국의 AI 기업 '문샷 AI'(중국 이름 '月之暗面')을 꼽았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양즈린(楊植麟)이 창업한 이 회사의 오픈웨이트(개방형 가중치) 모델 '키미 K3'(Kimi K3)는 많은 미국 기업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

문샷, 딥시크,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이 만드는 오픈웨이트 AI 모델들은 비용이 앤트로픽이나 오픈AI가 제공하는 폐쇄형 AI 모델보다 저렴한 데다가 사용자들이 여건에 맞게 변형해서 쓰는 것이 가능하다.

폐쇄형 AI 모델들의 성능이 더 뛰어나긴 하지만, 도어대시나 에어비앤비 등 일부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저가형 오픈웨이트 AI 제품들 정도 성능이면 충분한 업무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 7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오픈웨이트 AI 모델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여러 미국 기업이 이에 거세게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정부에 발송했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AI 부문 애널리스트 웨이 순은 미국 고객들이 키미 K3을 쓰겠다고 강력하게 요구한 사건이 "개방형 AI 자체가 지정학적 의존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상하이서 열린 세계인공지능회의(WAIC)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워싱턴DC 소재 컨설팅 업체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파트너인 폴 트리올로는 WP에 "미국 경제 전체를 견인하고 있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폐쇄형 모델 기업들에 중국 기업들이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제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 과연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WP는 AI 모델을 가동하는 미국의 데이터센터들에 중국산 장비가 많이 쓰이는 등 미국 AI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메타의 스마트안경, 페블의 '인덱스' 스마트 링 등 AI로 구동되는 제품들이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AI 전문가 카일 챈은 "우리는 매우 깊이 엮여 있다"며 "실제로 의존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미국인들 대부분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으나 이런 우위는 이제 1950년대 말의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가장 거센 것으로 보이는 도전을 맞았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신문은 미국 연구팀들이 이른바 '인공일반지능'(AGI) 개발 경쟁에서 중국보다 수개월 앞선 수준의 격차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중국 연구팀들은 AGI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훨씬 전부터 자국의 독보적인 제조 기반을 활용해 경제 전반에 AI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AGI란 특정 작업에만 특화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모든 분야의 인지 작업에서 인간과 대등하거나 인간을 뛰어넘는 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AI를 가리킨다.

중국 경제와 AI 산업을 연구하는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의 하오 천 연구원은 WP에 "중국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중국과 미국의 주요한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모델이 가장 중요하다는 논리를 따르지만 중국은 모델과 하드웨어가 똑같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게다가 중국은 제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소재 '01.AI'의 최고경영자(CEO)이며 전 구글 차이나 대표인 리카이푸는 WP에 "중국은 제조 역량, 공급망, 저렴한 비용, 빠른 시장 출시 속도 등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는데 이는 미국 기업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라며 "중국에서는 미국 기업 대비 최대 4배 빠른 주기로 제품을 개발하고 수정·보완하며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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