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따로 인증 따로’ 보청기·임플란트… 원스톱으로 출시 앞당긴다[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노지운 기자 2026. 10. 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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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치과용 임플란트 등 생활밀착형 2등급 의료기기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약 40일에서 25일로 보름가량 짧아진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2등급 의료기기의 심사·인증 절차에 '원스톱 일괄처리' 방식을 추가 도입했다.

◇심사 따로, 인증 따로 '두 번 줄서기' 없앤다= 그동안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은 두 기관을 차례로 거쳐야 했다. 기업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식약처장이 지정한 8개 기술문서심사기관에서 먼저 심사를 받은 뒤, 그 결과서를 붙여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정보원)에 인증을 따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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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식약처, 2등급 의료기기에도 일괄처리 도입
그동안 기관 2곳서 40일 소요
향후 처리기간 25일로 짧아져
난청 환자 4년새 11% 급증세
공단이 구입 지원하는 보청기
환자들의 선택지 확대 효과도

보청기·치과용 임플란트 등 생활밀착형 2등급 의료기기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약 40일에서 25일로 보름가량 짧아진다. 고령화로 난청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보청기 신제품과 개선 제품의 출시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2등급 의료기기의 심사·인증 절차에 ‘원스톱 일괄처리’ 방식을 추가 도입했다. 국내 의료기기는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해성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은 위해성이 거의 없는 제품, 2등급은 낮은 제품, 3등급은 중등도, 4등급은 고도의 위해성을 지닌 제품이다. 보청기·치과용 임플란트·습윤 드레싱 등 일상에서 흔히 쓰는 제품 상당수가 2등급에 속한다.

◇심사 따로, 인증 따로… ‘두 번 줄서기’ 없앤다= 그동안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은 두 기관을 차례로 거쳐야 했다. 기업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식약처장이 지정한 8개 기술문서심사기관에서 먼저 심사를 받은 뒤, 그 결과서를 붙여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정보원)에 인증을 따로 신청했다. 앞 단계가 끝나야 다음 단계를 시작할 수 있어 심사 25일, 서류 준비 10일, 인증 5일 등 약 40일이 걸렸다. 기존 제품의 사양을 바꾸는 변경 인증에도 30일이 걸렸다. 인증 과정이 이원화돼 처리 기간이 길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등급 간 절차가 뒤집혀 있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위해성이 더 높은 3·4등급 허가에는 이미 순차 방식과 원스톱 방식이 병행되고 있었다. 위험도가 낮은 2등급이 오히려 더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온 셈이다.

앞으로는 정보원에 인증을 신청하면서 기술문서심사도 함께 신청할 수 있다. 식약처는 처리 기간이 25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3월 18일부터 5월 30일까지 2등급 체외진단의료기기를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에서는 신규 인증이 21일 만에 처리됐다. 정보원도 시범운영에 맞춰 ‘일괄심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14일 이와 관련해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개정 완료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 행정으로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제품 출시 기간을 줄여 환자의 치료 기회와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순차 방식도 함께 운영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난청 82만 명, 보청기 선택지도 넓어진다= 생활 속 효과는 보청기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모델만 지원받아 구입할 수 있다. 인증이 나와야 공단 등록 절차를 밟을 수 있는 만큼, 인증 단축은 지원금으로 고를 수 있는 제품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도 기대된다.

국내에서 난청 환자는 고령화의 여파로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청 진료환자는 2021년 74만2242명에서 지난해 82만4000명으로 4년 새 11%가량 늘었다. 2023년 80만368명으로 처음 80만 명을 넘어선 뒤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70대 이상에서는 남성의 52.9%, 여성의 40.7%가 중등도 이상 난청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고령사회에서 보청기가 고령층의 일상 필수품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신제품뿐 아니라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도 빨라질 전망이다. 시범사업 당시 식약처는 신규 인증은 40일에서 25일로, 변경 인증은 30일에서 15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보청기는 소음 제거, 블루투스 연결 등 기능 개선이 잦은 품목이어서 사양 변경이 빨리 반영되면 소비자가 개선된 제품을 그만큼 일찍 쓸 수 있다.

해외 신기술과의 ‘규제 시차’를 좁히는 기반이 된다는 의미도 있다. 일례로 애플 에어팟의 보청기 기능은 2024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약 1년 뒤인 지난해 8월에야 승인돼 그동안 사용할 수 없었다. 이어폰과 보청기의 경계가 흐려지는 흐름 속에서 신제품이 국내 소비자에게 닿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원스톱 범위는 앞으로 더 넓어질 전망이다. 정보원은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원스톱 인증·심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도 국민 편의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계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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