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변호사 자격증 보유자 29명 채용한 공정위, 대다수는 기술유용·신산업하도급조사과 등 기업 조사 부서에 전진 배치
올해 400여명 정원 확대에 따라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 채용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말 기준 채용 변호사의 29명 중 25명(86%)을 하도급법 위반 등 기업 조사를 위한 부서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에 대한 조사권은 강화하면서도 기업과의 소송 업무를 담당하는 송무담당관실에는 채용인원 중 단 1명만을 배치했다. 소송 업무의 상당수를 외부에 맡겨 로펌에 지급하는 변호사 선임료 등 소송비로만 최근 5년간 158억원이 집행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조사권 강화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올해 1월 변호사 자격을 지닌 직원(6급 및 일반임기제 5급) 39명 채용 공고를 냈고, 지난달 말까지 29명을 채용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변호사 자격증 보유자를 별도로 채용한 바 없지만, 올해 400여명의 인력 증원이 예정됨에 따라 채용에 나섰다.
그러나 채용 목표 39명 중 10명이 비었고, 특히 조사부서 6급 변호사 직책은 임용 포기 등으로 채용 공고를 낸 28명 중 19명만 채용돼 3명 중 1명꼴로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다. 세종 지방 근무와 변호사 대비 낮은 급여 등으로 변호사 자격을 지닌 인력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공정위는 채용 변호사 29명 중 대다수(25명)를 조사 부서에 배치한 상태다. 이들은 기술유용조사과, 신산업하도급조사과 등 기업 갑을 문제를 담당하는 부서들에 주로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 신설된 가맹유통심의관실 내 3개 조사부서(가맹거래·유통거래·대리점거래)에서도 채용된 경력 변호사들을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김앤장·태평양·세종·광장·율촌 등 국내 5대 로펌 출신 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정위가 내린 제재 등을 놓고 기업이 법원에 소송을 걸었을 때 공정위 입장을 대변하는 ‘송무담당관실’에는 채용 변호사 중 단 1명만을 배치했다. 기업 조사가 늘면서 소송도 덩달아 늘어나고 공정위가 상당수 사건을 외부 로펌에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송무 역량 강화에는 소홀해 세금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세금으로 기업 소송과 관련해 투입되는 비용(외부 변호사 선임수수료, 패소시 반환 과징금에 대한 법적 이자 등)은 꾸준히 늘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5년 소송비에만 158억원을 집행했고, 지난해는 37억원으로 역대 최고 최고액수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10월까지만 27억원이 집행된 상태다. 신동욱 의원은 “공정위는 올해만 전체 인력의 62.5%인 400여명을 증원해 대다수를 기업수사에 투입하고 있다”며 “기업대상 조사가 늘어나며 소송도 함께 증가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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