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꼴찌 할 거라던 삼성, 23년 만의 개막 3연승 신바람

2026-2027 프로농구 시즌 초반 분위기가 묘하다.
서울 삼성은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고양 소노를 맞아 82대81로 역전승했다. 개막 3연승. 2003-2004시즌 출발과 함께 6연승을 한 이후 23년 만의 ‘사건’이다.
삼성은 57-68에서 시작한 4쿼터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케렘 칸터(20점 11리바운드)가 79-81로 뒤지던 종료 4.6초전 한호빈(15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패스를 받아 결승 3점슛을 꽂았다. 칸터는 앞서 3점슛 6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가 7번째로 시도한 3점슛을 성공하며 환호했다.
김상식 감독이 종료 21초 전 작전시간을 부른 뒤 3점슛을 주문한 승부수가 통했다. 2점슛으로 동점을 만들더라도 선수층이 얇아 연장전에선 불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했다. 11점 차로 뒤졌을 때 선수들에게 ‘끝까지 해보자’고 독려했는데, 끈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한호빈은 “선수들 모두가 절실한 마음으로 뛰려고 노력하다 보니 톱니바퀴가 맞아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시즌 연속 최하위였던 삼성은 이번 개막 전에도 ‘1약’으로 꼽혔다. 이원석(207㎝)이 군입대(상무)를 했고,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선수를 보강하지도 못했다.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절차도 늦어져 김상식 감독은 7월 중순에야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다. 준비 과정이 다른 팀보다 부실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삼성은 KT, 정관장, 소노를 차례로 잡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소노는 개막전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안방 고양으로 불러 완승한 이후 DB, KT, 삼성에 연거푸 덜미를 잡혔다. 지난 시즌 챔피언전 준우승팀답지 않게 발걸음이 무겁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이자 팀의 간판인 이정현이 4경기 평균 9.5점(4.3어시스트)에 묶여 있다. 3점슛 성공률은 18.5%로 부진하다. 지난 시즌 평균 18.6득점(5.2어시스트)을 하며 국내 선수 MVP(최우수선수)에 뽑혔던 모습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스카티 제임스는 팀의 다양한 수비 전술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저혈당으로 인한 어지럼증 증세를 보이는 2년 차 강지훈(201㎝)의 몸 상태도 완전치 않다. 지난 시즌 평균 20분을 소화하며 7.2점(3.2리바운드)을 올렸던 그는 11일 삼성전에 시즌 처음 코트를 밟고 52초를 뛰었다.

수원 KT는 홈 개막전에서 삼성에 덜미를 잡히더니, 이후 LG·소노·KCC를 잡고 3연승 했다. 가드 김선형은 결장 중이다. 지난 9월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하다 복막염으로 악화하면서 치료와 회복에 시간이 걸리고 있어서다. 그런데 아시아 쿼터로 새로 영입한 미구엘 옥존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3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옥존은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릿수 득점(16.5점)을 하는 중이다. 문경은 KT 감독이 “새로운 무기를 얻었다”고 평가할 정도다.
이번 시즌은 2, 3쿼터에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동시에 쓸 수 있다. 그만큼 외국인의 역할이 커졌다. 정관장의 라숀 토마스는 무릎 골멍 증세로 첫 두 경기만 뛰었다. 2주 이상 쉬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정관장은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알아보고 있다. 11일 LG전에선 존 무니(18점 12리바운드)만 32분가량 가동하고도 88대65로 대승했다. 정관장은 KT와 공동 2위(3승1패)다. 상위권을 유지하려면 수준급 대체 선수를 빨리 찾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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