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가 창 됐다⋯ 금융권 턴 AI 해킹의 경고
방패의 배신, AI ‘아르텍스’ 쇼크에 업데이트 종료⋯ 이미 퍼진 사본은 못 막아

국내 금융권 공격에 악용된 인공지능(AI) 침투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가 개발 중단됐다. AI가 해킹 속도와 규모를 키우고, 정상적인 보안 기술까지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위험이 부각된 사태였다는 평가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르텍스 개발자는 지난 8일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를 통해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추가 버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권 해킹에 악용됐다는 파문에 따른 결정이다. 다만 이미 배포된 프로그램을 회수할 수는 없어 기존 버전의 사용까지 차단하기는 어렵다.
아르텍스는 본래 기업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개발된 AI 기반 침투테스트 도구다. 실제 해커처럼 시스템에 모의 공격을 가해 취약점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공격 대상을 분석하고 침투 경로를 탐색하는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지난 7월 오픈소스로 공개돼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기능이 실제 사이버 공격에 악용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분석에 따르면 공격자는 아르텍스에 딥시크를 연결하고 클로드 코드 등을 활용해 국내 금융기관을 겨냥했다. 공격자 서버에서는 아르텍스 설정 파일과 AI 작업 기록이 발견됐다. 기록에는 한국에서 유출된 정보를 판매하는 경로와 관련 텔레그램 그룹을 찾아달라는 요청도 담겼다.
주목할 부분은 AI를 통한 공격 과정의 자동화다. 기존에는 사람이 단계별로 수행하던 취약점 탐색과 공격 도구 실행 등을 AI가 연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안랩에 따르면 아르텍스 후속 버전인 ‘v2’는 중앙 관리자가 여러 AI 에이전트에 작업을 분배하고 실행 과정을 조율하는 구조로 발전했다. 탐색 경로와 수집 정보, 도구 실행 결과까지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안랩은 아르텍스 관련 인프라에서 다른 AI 기반 침투테스트 도구와 공격 표면 관리 도구 등이 함께 운영되는 환경도 확인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모두 악성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AI와 다양한 도구를 결합할 수 있는 환경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번 사례가 AI를 활용해 단기간에 여러 차례 침입을 시도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처럼 공격자가 AI를 활용해 침투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기존 보안체계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SK쉴더스는 기업이 관리하는 정보기술 자산뿐 아니라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까지 점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비정상적인 접근과 반복적인 요청을 탐지하고, 실제 이용 행태를 분석해 공격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대응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AI는 새로운 취약점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공격을 증폭시키는 도구”라며 “기업은 보유 자산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고 API를 비롯한 외부 노출 영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