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슬라이드 품는 챗GPT·클로드…파트너 영역까지 삼킨다 [AI 생존경쟁①]

정종길 기자 2026. 10. 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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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앤트로픽 등 프런티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들이 문서·슬라이드 제작 등 업무 기능을 자사 AI 서비스에 내장하며 협력사와 함께 키워 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문서와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회의 기록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능을 자체 서비스에 잇달아 추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외부 개발자와 전문 서비스를 자사 생태계 안으로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지만, 동시에 이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시장에서 검증된 업무 기능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서비스 기업에 AI 모델 개발사의 플랫폼 생태계 합류는 AI로 기능을 강화하고 새로운 고객을 만날 기회이지만, 향후 거대 기업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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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앤트로픽, 문서·디자인·회의록까지 직접 제공
외부 서비스 연결하면서 자체 업무 기능 빠르게 확대
오픈AI·앤트로픽 등 프런티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들이 문서·슬라이드 제작 등 업무 기능을 자사 AI 서비스에 내장하며 협력사와 함께 키워 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협력사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모델 개발사들의 사업 확장과 이에 대응하는 협력사들의 전략을 두 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챗GPT와 클로드가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하며 AI 생산성 생태계를 만드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 챗GPT 생성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문서와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회의 기록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능을 자체 서비스에 잇달아 추가하고 있다. 외부 파트너의 서비스를 연결하고 AI 모델을 공급해 생태계를 키우는 동시에 파트너들이 전문성을 쌓아온 영역까지 직접 제품화하는 행보를 보인다.

앤트로픽은 지난 4월 17일(이하 현지시각) '클로드 디자인(Claude Design)'을 공개하며 디자인과 프로토타입, 프레젠테이션 제작 영역을 클로드 플랫폼 내에 흡수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설명하면 클로드가 디자인이나 피치덱, 슬라이드를 생성하고 이용자가 직접 수정할 수 있는 별도의 기능이다. 완성된 결과물을 파워포인트 파일로 내보내거나 외부 디자인 도구에서 후속 작업을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9월 16일에는 클로드가 다루는 업무 영역을 더욱 확장했다. 문서 작성 도구 '클로드 독스(Claude Docs)'와 프레젠테이션 제작 도구 '클로드 슬라이드(Claude Slides)'를 추가하고, 기존 클로드 디자인을 일반 대화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서 작성부터 프레젠테이션, 디자인까지 클로드 안에서 결과물을 만들고 직접 편집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다.
클로드는 자체적으로 독스, 슬라이드, 디자인 등을 제공한다. / 클로드 데스크톱 앱 캡처

감마·캔바와 협력하는 동시에…클로드도 직접 처리 기능 강화

앤트로픽의 자체 기능 확대는 외부 전문 서비스와의 협력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프레젠테이션 제작 도구 '감마(Gamma)'와 '슬라이드GPT(SlidesGPT)'다. 감마는 올해 1월, 슬라이드GPT는 6월 클로드 커넥터로 각각 추가됐다. 이용자는 클로드에서 이들 서비스를 호출해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디자인을 수정하거나, 파워포인트 파일로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클로드 슬라이드로 발표 자료를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가 반드시 외부 전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필요는 없어졌다. 감마와 슬라이드GPT는 클로드를 통해 새로운 이용자를 만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클로드의 자체 기능과도 경쟁하게 됐다.

디자인 플랫폼 '캔바(Canva)'와의 관계도 비슷하다. 앤트로픽은 이용자가 클로드 디자인에서 만든 결과물을 캔바로 보내 추가로 편집하거나 협업·공유할 수 있도록 양사 서비스를 연동했다. 멜라니 퍼킨스 캔바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클로드 디자인 출시 당시만 해도 "지난 몇 년간 앤트로픽과 협력해 왔고,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데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캔바는 여전히 전문 편집과 협업 기능을 제공하며 클로드와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디자인 초안 생성과 수정 등 일부 작업은 클로드 안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외부 전문 서비스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모델 개발사의 자체 기능이 늘어날수록 양측의 사업 영역이 겹치고 있다.

챗GPT, MS 오피스 대체 넘어 회의록까지 노린다

오픈AI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회사는 9월 29일 열린 '데브데이 2026'에서 협업 공간 '챗GPT 스페이스(ChatGPT Space)'와 공동 문서 작성·편집 기능인 '페이지(Pages)'를 공개했다. 이용자는 AI 에이전트 및 동료들과 함께 보고서나 프로젝트 계획을 작성하고 차트와 이미지 등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 제작 기능도 확대하고 있다. 오픈AI는 여러 이용자와 AI 에이전트가 함께 발표 자료를 제작·편집할 수 있는 '협업 슬라이드(Collaborative Slides)'를 발표했다. 대화나 기존 템플릿을 활용해 슬라이드를 제작하고 여러 이용자가 동시에 편집하거나 댓글을 남길 수 있다. 완성된 자료는 챗GPT에서 바로 발표하거나 파워포인트와 구글 슬라이드로 내보내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스페이스 내 스프레드시트 공동 작업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챗GPT 워크에서 프레젠테이션, 도큐먼트, 스프레드시트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 챗GPT 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후 일부 편집

이 같은 행보는 2019년부터 오픈AI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핵심 사업과도 정면으로 부딪힌다. MS는 워드·엑셀·파워포인트에 오픈AI의 모델 등을 활용한 '코파일럿'을 탑재하고 있다. 반면 오픈AI는 챗GPT 안에 문서·스프레드시트·프레젠테이션 작업 환경을 직접 구축하고 있다. 주요 기술 파트너의 핵심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공략하는 셈이다.

여기에 오픈AI는 회의 기록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힌다. 최근 공개된 '미팅(Meetings)' 플러그인은 맥용 챗GPT에서 회의 음성을 녹음하고 회의록과 결정 사항, 후속 업무를 스페이스에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전 작업의 맥락을 바탕으로 회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프로젝트 계획에 반영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현재 프로·비즈니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 중이다.

챗GPT에는 이미 리드AI(Read AI), 오터AI(Otter.ai), 줌(Zoom) 등 회의 관련 전문 서비스가 들어와 있다. 이들은 회의 녹취록과 요약, 실행 항목을 챗GPT에서 검색하고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오픈AI가 자체 미팅 기능을 내놓으면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파트너가 생성한 회의록 데이터를 활용하기만 했다면, 이제는 회의를 직접 기록하고 후속 업무까지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단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외부 개발자와 전문 서비스를 자사 생태계 안으로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지만, 동시에 이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시장에서 검증된 업무 기능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서비스 기업에 AI 모델 개발사의 플랫폼 생태계 합류는 AI로 기능을 강화하고 새로운 고객을 만날 기회이지만, 향후 거대 기업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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