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태주’ 김우겸을 소문냅니다 [SS인터뷰]

서지현 2026. 10. 1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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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날의 태주'를 통해 이번엔 좋은 의미로 김우겸을 소문 내보고 싶다.

태주를 둘러싼 소문에도, 자신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말에도 만혁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날의 태주'가 김우겸을 알아가는 첫 번째 소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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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날의 태주’ 김우겸 인터뷰. 사진| VAST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부산=서지현 기자] 소문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제멋대로 판단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몰랐던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고 더 알고 싶게 하기도 한다.

영화 ‘그날의 태주’ 속 만혁(김우겸 분)이 그렇다. 소문을 피해 도망친 태주(박한솔 분)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손을 내민다. 어딘가 알쏭달쏭하고, 그래서 궁금해지는 만혁을 연기한 배우 김우겸도 마찬가지다. ‘그날의 태주’를 통해 이번엔 좋은 의미로 김우겸을 소문 내보고 싶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그날의 태주’는 소문을 피해 도망친 태주가 어느 해변마을에서 만혁을 만나며 벌어지는 하루를 그린다.

작품 속 태주에겐 온갖 소문이 따라다닌다. 남자를 자주 바꿔 만난다거나 쉽게 사랑에 빠진다는 식이다. 태주는 그런 소문을 뒤로한 채 작은 해변마을로 도망치지만, 그곳에서도 자신을 따라다니는 말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영화 ‘그날의 태주’ 김우겸. 사진|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그런 태주를 유일하게 편견 없이 바라보는 사람은 만혁이다. 길거리에서 마술을 하던 만혁은 우연히 만난 태주에게 자연스럽게 호의를 건네고,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는 기꺼이 손을 내민다. 태주를 둘러싼 소문에도, 자신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말에도 만혁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김우겸은 최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인근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처음 만혁이를 만났을 땐 너무 어려웠다.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자유롭게 느껴지는데 동시에 실마리를 찾아가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작품 첫인상을 전했다.

만혁 역시 태주처럼 마을 사람들의 소문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다. 그렇기에 김우겸 역시 만혁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지,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상상했다. 하지만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파고들었던 질문에 대한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만혁의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저도 만혁이의 정체가 궁금했어요. 만혁이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전사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했죠. 근데 결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였어요. 만혁이는 태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인지가 중요할 뿐이지, 만혁이의 삶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만혁이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판단하든 상관없이 살아가는 인물이거든요.”

영화 ‘그날의 태주’ 김우겸. 사진|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그렇다보니 만혁의 호의에는 거창한 이유가 없다. 태주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다가가는 것도 아니다. 그저 눈앞의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도움이 필요하면 돕는다.

“‘시골의 정’이라고 하잖아요. 제가 이 작품을 남해에서 촬영했는데 카페에 가서 5시간 동안 커피를 시켜놓고 대본만 본 적이 있어요. 다음날 그 카페에 또 갔는데 사장님이 ‘아무것도 안 먹고 커피만 먹는데 괜찮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어요. 저랑 같이 밥을 먹을까 고민도 하셨다는 거예요. 근데 그런 호의에는 의미가 없잖아요. 그때 생각했어요. 만혁이도 태주에게 그런 마음이었던 거죠. 그냥 순수한 마음이었어요.”

영화 ‘그날의 태주’ 김우겸. 사진|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김우겸이 바라본 만혁은 그래서 더욱 투명하다. 태주를 둘러싼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려 하지 않고, 자신을 향한 시선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저 눈앞에 있는 태주를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이는 영화가 관객에게 건네는 시선과도 맞닿아 있다. 태주에게 따라붙는 소문은 정작 태주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정보가 아니다. 오히려 그 소문을 걷어냈을 때 비로소 태주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만혁의 존재는 관객이 태주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인적으로 한 관객으로서 이 시나리오를 봤을 땐 누군가의 과거나 직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사람과 교류하면서 바라보게 되는 것들이 더 실질적인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오히려 편견에 사로잡히는 순간 그 사람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없게 되잖아요. 만혁이처럼 열린 마음으로, 편견 없이 보아야 개인 스스로가 이 삶에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그날의 태주’ 김우겸 인터뷰. 사진| VAST엔터테인먼트


물론 그렇다고 ‘소문’이 언제나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것도 결국 사람들의 입을 통해 퍼지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배우 김우겸 역시 이번 기회에 자신을 조금 소문내보는 것은 어떨까.

“저는 관객분들이 이 작품을 보고 ‘김우겸이라는 배우가 흥미롭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 주셨으면 좋겠고, ‘그날의 태주’가 다음 작품으로 연결되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배우 김우겸’을 소문내보자면, 꽤나 알쏭달쏭한 배우다. 작품 속에서 선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한 번 더 궁금하게 만든다. ‘그날의 태주’에서도 만혁은 쉽게 속내를 읽을 수 없다. 김우겸의 연기 역시 마찬가지다. 한없이 선해 보이는 순간에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저 심리 스릴러도 해보고 싶거든요. 일반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은 인물일수록 제가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으니까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 속에서 만혁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관객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어쩌면 김우겸도 비슷하다. ‘그날의 태주’에서 보여준 얼굴만으로 그를 다 안다고 말하기엔 아직 궁금한 것이 많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하나다. 좋은 의미의 소문을 더 넓게 퍼뜨리는 것. ‘그날의 태주’가 김우겸을 알아가는 첫 번째 소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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