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말기암 19세 청년의 죽음…난 의사로서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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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다섯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네 번째로 죽음을 대하는 자세, 의산복합체 등을 다뤘습니다. 지난 9월 8일 송고한 첫 번째 기사에는 김 교수의 성장 스토리와 마약성 진통제의 위험성 등이 들어갔습니다. 9월 23일의 두 번째 기사는 '3분 진료' 문제, 9월 28일의 세 번째 기사는 의료의 상업성 문제를 주로 다뤘습니다. 다음 주 이후에 나가는 다섯 번째 기사는 자가면역질환, 관절염, 정신질환, 병원 이용방법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갑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스토리와 사진 등이 많이 포함됩니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말기 암 환자의 경우 무리한 치료를 계속하는 일이 꽤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환자 입장에서는 생명 연장 효과는 거의 없는 데도 많은 돈을 추가로 써야 할 뿐 아니라, 자기 삶을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전 병원의 문을 박차면서까지 찾아왔는데 의사가 아무것도 안 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병원들이 가성비가 떨어지는 수억원대의 항암제를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 낮은 가격의 약이 고가의 약에 밀려나는 것도 의산복합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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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약은 밀려나고 고가의 약 늘어나 환자부담 크다"
"의료비 가속화하는 '의산복합체' 문제있어"…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교수
[※ 편집자 주= 김현아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다섯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네 번째로 죽음을 대하는 자세, 의산복합체 등을 다뤘습니다. 지난 9월 8일 송고한 첫 번째 기사에는 김 교수의 성장 스토리와 마약성 진통제의 위험성 등이 들어갔습니다. 9월 23일의 두 번째 기사는 '3분 진료' 문제, 9월 28일의 세 번째 기사는 의료의 상업성 문제를 주로 다뤘습니다. 다음 주 이후에 나가는 다섯 번째 기사는 자가면역질환, 관절염, 정신질환, 병원 이용방법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갑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스토리와 사진 등이 많이 포함됩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현아 교수 [윤근영 기자 촬영]](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0307jmku.jpg)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내가 서울대 병원에서 종양내과 전공의로 일할 때였습니다. 19세의 청년 환자가 있었습니다. 이제 아이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어린 나이였습니다. 이 청년은 림프종 말기였고 암이 온몸으로 번진 상태였습니다. 병원으로서는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저는 어린 환자의 고통과 절망을 곁에서 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어느 주말에 이 환자의 상태가 더욱 나빠졌습니다.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는 그를 보니 의사로서 뭔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담당 교수님한테 전화했더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 교수님은 그만둘 때임을 말한 것입니다."
이는 김현아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류마티스 내과)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8월 26일을 시작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병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말기 암 환자의 경우 무리한 치료를 계속하는 일이 꽤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환자 입장에서는 생명 연장 효과는 거의 없는 데도 많은 돈을 추가로 써야 할 뿐 아니라, 자기 삶을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의료 환경에서는 의사가 치료를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면서 "중환자실에서 무의미하게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의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병원 종양내과 전공의, 류마티스 내과 전임의를 거쳐 2000년부터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류마티스 내과)로 일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과 골관절염의 전문가인 김 교수는 자기 분야 연구 활동 외에도 한국 의료계 실태를 비판하고 개인 경험을 솔직하게 담은 저서를 잇달아 출간해 주목받았다. 그 책은 '죽음을 배우는 시간'(2020년),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2023년),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2023년), '가짜 환자'(2026년) 등이다.
![2010년대 초반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서 김현아 교수 [본인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0493oups.jpg)
다음은 인터뷰 4차 기사 질문-답변
-- 좋은 의사는 최선을 다할 때와 그만둘 때를 아는 의사라고 했는데, 이는 무슨 이야기인가.
▲ 나한테 주기적으로 와서 진료를 받는 여성 관절염 환자 A씨가 있었다. 그분의 남편은 암 말기 상태로 00 대학병원의 혈액 종양내과에서 치료받고 있었다. 빅4 병원(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현대아산병원)에는 들어가지 않는 대학병원이었다. 어느 날 그 대학병원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정도가 되면 치료가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여명이 얼마 남지 않으셨습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A씨는 진료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고 한다.
-- 그 후 어떻게 됐나
▲ A씨는 빅4 병원 중 한 곳에 남편을 데리고 가서 항암제 치료를 계속 받았다고 한다. 그 결과 남편은 집에도 오지 못하고 6개월간 병원 생활을 하다 생을 마쳤다고 한다. A씨는 후회된다고 했다. 치료비는 치료비대로 들어가고 환자의 고통은 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환자를 받아서 항암제를 계속 투여했던 그 빅4 병원한테 뭐라고 하기도 어렵다. 이전 병원의 문을 박차면서까지 찾아왔는데 의사가 아무것도 안 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 본인은 죽음에도 질이 있다고 했는데.
▲ 무의식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여러 개의 관을 꽂은 채 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편안한 죽음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내가 죽는 것을 내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능하면 평화롭게 죽는 것이 좋다고 본다.
-- 죽음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해봐야 한다. 내가 환자가 돼서 자율성을 상실하고 인위적으로 목숨을 연장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내가 아프면 언제까지 병원에 다닐 것인가?. 나는 어느 장소에서 죽을 것인가?. 집에서 죽는다면 언제 집으로 가서 임종을 맞을 것인가?. 나를 돌봐줄 사람은 누구로 할 것인가?. 관련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은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준비해야 할 것은 준비해야 한다. 200만원짜리 수의를 맞춰놓는 정도가 죽음 준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살 때는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는데, 자기 죽음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 죽음 준비 가운데 재산 문제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 상속에 관한 유언장을 써놓는 것도 중요한 죽음 준비 중 하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녀 간에 분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재산으로 자식을 조종해서는 안 된다. 나한테 잘해야 재산을 준다는 식으로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효과없는 초고가 신약, 면밀한 평가체계 우선 마련하라" 경실련은 2026년 2월 9일 '초고가 신약 치료효과 실태발표 및 신속등재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0819zzet.jpg)
-- 사람들은 죽기 전에 질병 치료에 많은 돈을 쓰게 되고 특히 항암제의 경우 연간 1억원이 들기도 한다는데.
▲ 1억원짜리 약은 그렇게 비싼 게 아니다. 유전자 치료에 6억∼8억원이 들기도 하는데, 이런 약은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 3억∼4억원 정도의 치료제는 이미 한국에 공급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약제들도 수두룩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도 가입자들이 돈을 공동으로 내는 것이어서 국민적 부담이 큰 것은 마찬가지다.
-- 유전자 치료제란 무엇인가.
▲ 정확하게 말하면 유전자 세포 치료제다. 면역세포 안에 문제 세포(암세포 등)를 공격하는 유전자 정보를 넣어서 만든다. 이런 약제는 암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런 약들이 이전의 약들보다 좋아진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이 조금 줄었고 생존율이 조금 올라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높은 가격이 정당화될 정도로 효과가 있는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 신약이 비싼 것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 천문학적인 임상시험 비용 등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 그게 제약사들의 논리다. 약을 완성하는 과정은 이렇다. 가장 먼저 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다. 암세포 등에 후보 약제를 투여해보는 식이다. 그 결과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후보 약제는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이를 통과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이렇게 해서 일부 약제가 최종적으로 당국의 승인을 받게 되는데, 이 모든 과정을 제약사가 담당하는 게 아니다.
-- 그게 무슨 이야기인가.
▲ 나는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처음 100개의 약제 후보 가운데 2개 정도가 임상시험 단계까지 올라왔다고 가정해보자. 98개를 걸러내서 2개의 기초 유망물질을 찾아낸 것인데, 이 과정은 대체로 제약사가 아닌 대학연구소가 담당한다. 그리고 그 비용은 제약사의 돈이 아닌 공적 자금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실패한 약제의 비용까지 커버하기 위해 높은 약값이 불가피하다는 제약사의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의 단계별 비용에 대해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 이는 약값 산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뜻이다.
![2025년 10월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대상 국감 모습 [연합뉴스 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0992phjl.jpg)
-- 군산복합체처럼 의산복합체라는 말도 있는데.
▲ 군(軍)과 산업체가 결합해서 이익을 공유한다는 것이 군산복합체다. 의(醫)와 산업체가 결합했다는 것이 의산복합체인데, 여기서 '의'는 제약회사, 의료기 업체들을 말한다. 병원들이 가성비가 떨어지는 수억원대의 항암제를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 낮은 가격의 약이 고가의 약에 밀려나는 것도 의산복합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 낮은 가격의 약이 밀려난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나는 손바닥에 만성 피부병을 갖고 있다. 잠을 못 잘 정도로 가렵고, 약을 발라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나는 스테로이드제를 먹는다. 5㎎짜리를 반으로 잘라서 2.5㎎만 먹어도 아주 편해진다. 그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도 이 약을 처방하는 때가 있다. 일반적인 약을 써서 파도(염증)를 잔잔하게 만드는데, 때로는 풍랑이 칠 때가 있다. 그때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면 풍랑이 가라앉는다. 환자가 평소에 스테로이드제를 갖고 있다가 위급할 때 먹으면 응급실로 뛰어가야 하는 사태가 줄어든다.
-- 스테로이드제 가격은 비싼가.
▲ 싼 편이다. 5㎎ 1정의 보험약가가 16원밖에 안 된다. 이 중에서도 환자 부담액은 일부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성비가 좋은 약인데, 병원 처방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깝다.
![AI로 제작한 스테로이드제 이미지 [김현아 교수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1162aorg.jpg)
-- 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이 심해서 처방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 아닌가.
▲ 부작용이 제로(0)인 약은 없다. 그보다는 제약사들이 수입 차원에서 이 약의 입지를 줄이고 비싼 생물학적 제제를 확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제약사들은 "이 생물학적 제제를 쓰면 스테로이드제는 안 써도 된다"고 선전한다. 그런데 그런 약도 결핵을 비롯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아직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드러나지 않았지만 10년, 20년, 30년 쓰면 부작용이 더 나올 수도 있다.
-- 생물학적 제제의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 스테로이드제의 1만배에 달하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처방되는 엔브렐 주사제의 경우 1주일에 한 번 맞는데 보험약가가 15만원 정도다. 한 달 기준으로는 60만원이다. 나는 이런 고가의 약이 처방되는 것은 의산복합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 관련해서 또 다른 사례가 있나.
▲ 벨리무뱁은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환자에게 쓰는 약이다. 이 약물의 한 달 치 가격이 79만원 정도다. 1정당 16원인 스테로이드제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나는 이 약이 부종과 염증 치료에서 스테로이드제보다 무엇이 나은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도 환자들이 스테로이드제는 먹기 싫다면서 이 약을 처방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꽤 있다
![2013년 동아시아 류마티스 학회에서 김현아 교수(가운데). 오른쪽은 일본인 교수 [본인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1317sosj.jpg)
-- 많은 의사가 제약사의 고가 약 전략에 참여하고 있다고 봐야 하나.
▲ 몇 년 전에 유럽 류마티스 학회에서 해프닝이 있었다.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어떤 교수가 "더 이상 참여할 수 없다"고 하면서 나가버렸다. 학회가 자꾸 비싼 약을 쓰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풍문이 있었다.
-- 한국의 의학 학회도 의산복합체와 관련이 있나.
▲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은 주로 대학병원 교수들이 한다. 이 과정에서 용역 대가가 오간다. 제약사들이 신약에 대해 식약처의 승인을 받고, 건겅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때도 학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회들의 세미나가 열리면 제약사들은 행사장에 신약 홍보용 부스를 차린다. 학회는 그걸 허용하는 대신에 제약사들로부터 기부금을 받는다. 학회 운용비의 상당 부분이 제약사에서 나오는 셈이다. 물론 학회 회원들도 주기적으로 회비를 낸다.

-- 의료기기와 관련한 의산복합체도 있다고 봐야 하나.
▲ 이미 앞서 언급한 내용이지만 병원이 낮은 가격의 복강경 수술보다는 환자부담액이 500만∼2천만원에 달하는 로봇수술을 권하는 것도 의산복합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에 우리 병원 환자가 로봇으로 허리 수술을 받았는데, 비용이 850만원이나 들어갔다고 한다. 로봇수술 외의 다른 방식의 수술을 선택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허리는 매우 아픈데, 다른 방식의 수술은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병원은 이런 식으로 복강경에 비해 환자부담액이 10배 이상인 로봇수술을 확대하고 있다.
-- 로봇수술을 권하는 것이 왜 의산복합체의 결과물이라는 것인가.
▲ 로봇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수술가격에 대한 당국의 통제를 덜 받는다. 이러니 병원 입장에서는 가격통제를 강하게 받는 복강경 수술보다는 로봇수술이 수입 측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입장에서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로봇수술 기계를 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양측의 윈윈(Win-Win)이 이뤄지는 셈이다.
![2014년 국회 세미나에서 김현아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 [본인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1648uoec.jpg)
-- 의료비 부담 때문에 어려움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나.
▲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7천달러나 되는데도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본인 부담금이 대체로 30% 정도이지만 이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집이 적지 않다. 가정경제가 어려워지고, 노인 파산이 일어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의료비 부담이다.
-- 국회와 정부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의료비라는 것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 있다. 자칫하다가는 의산복합체에 한정 자원이 다 들어갈 수 있다. 의료 정책을 할 때는 유권자들의 표 계산만 하지 말고 공론화 자리를 만들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4차 기사 질문-답변 끝)
![의료의 상업성을 비판하는 저서 '의료비즈니스의 시대' 출간 당시 김현아 교수 [본인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yonhap/20261012060351828kzqj.jpg)
<인터뷰 1차 기사 요약>
[삶] "병원서 처방받은 약으로도 마약중독에 빠질수 있으니 조심해야"(9월8일)
완벽하게 건강한 몸은 없다. 살다 보면 병이 생기게 돼 있다. 특히 노화에 따른 질환은 고치기 어렵다. 몸에 좀 문제가 있어도 그걸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통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섬유근통도 그런 통증 중 하나다. 이는 중추신경계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데, 염증이나 조직 손상에 따른 통증이 아니어서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다. 가능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하는 방식으로 통증을 줄여야 한다.
특정 운동을 강도 높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운동이 생활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잠을 잘 자야 한다. 가공식품은 피하고 집에서 요리해서 자연식으로 먹는 게 좋다.
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는 조심해야 한다. 한 알만 먹어도 중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약에 중독된 청년들이 처음으로 마약을 접하는 곳이 병원인 경우가 꽤 있다.
<인터뷰 2차 기사 요약>
[삶] "다음날 죽는것 모르고 친구들과 카톡하는 청년…너무 가슴아파"(9월14일)
대학병원에 환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리고 있다. 3차 진료 기관에 경증 환자들이 많이 오면 위중한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다. 사람의 질환들 가운데 80∼90%는 동네병원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의사가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환자를 보는 경우도 꽤 있다. 이렇게 되면 환자 1인당 진료 시간이 3분에 그치기도 한다. 진료 시간이 짧으면 환자가 자기 질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게 되고, 의사는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의사가 제대로 된 진료를 하려면 나의 경우 초진에는 환자 1인당 30분 정도, 재진에는 15분 정도가 최소한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시간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
<인터뷰 3차 기사 요약>
[삶] "대학병원내 교수 급여차 2배이상…MRI등 처방 많으면 급여상승"(9월28일)
대학병원의 교수가 환자를 많이 보고, 고가(高價)의 검사 처방을 많이 내면 연봉이 올라간다. 이러다 보니 같은 대학병원 내 교수 간의 급여 격차가 2배 이상에 이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동네 병원뿐 아니라 대학병원들도 돈을 버는 데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병·의원의 90% 이상을 개인적 주체가 운영하는 기형적 시스템에서 비롯됐다.
의료 행위에 대한 가치는 수입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병원의 수입과 교수 연봉을 연동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환자를 성의 있게 봤는지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검사를 했는지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교수가 소명 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들은 의료 수가(가격) 체계 자체가 왜곡돼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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